'코인 투자' 2030 원성에 與 거리두기까지…사면초가 빠진 금융당국

'코인 투자' 2030 원성에 與 거리두기까지…사면초가 빠진 금융당국

은성수 사퇴 촉구 청원 동의 13만명 넘어
與, '은성수와 거리두기'…과세 연기 주장도

기사승인 2021-04-27 07:39:07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은 인정할 수 없는 화폐",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 없다" 등의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일파만파다. 가상화폐의 주요 투자자인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고 원성에 놀란 정치권은 금융당국과 거리두기에 나서며 민심 달래기에 돌입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글은 이날 오전 6시 53분 기준 13만6083명의 동의를 얻었다.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4050 인생 선배들은 부동산 등으로 쉽사리 돈을 불렸지만 이제는 투기라며 2030에겐 기회조차 오지 못하게 각종 규제들을 쏟아 냈다"면서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는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고 한다. 국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투기로 부적절한가. 어른답게 배울 게 많다"고 비판했다. 

은 위원장이 최근 국회 정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를 '잘못된 길'이라고 표현하면서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청원인은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그 말에 책임지시고 자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던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가상화폐를 양도 대여해 소득이 발생하면 차익의 20%를 과세할 예정이란 점에 더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자 보호같은 제도마련은 외면하면서 세금은 꼬박꼬박 떼어 간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암호화폐세금의 공제금액을 증액해주시고 과세 적용기간을 더 미뤄주세요'란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글은 이날 현재 4만7807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청원인은 "투자자 보호장치는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하는 것은 진정으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가상화폐 발전을 위해 투자자 보호장치의 마련부터 한 후 세금징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층 표심을 의식한 여권은 금융당국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은 위원장의 발언은 할 일은 하지 않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전형적인 관료적 태도이자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낡은 인식"이라면서 "금융당국이 앞장서고 정부가 나서서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적 틀을 정비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왜 2030 청년을 포함해 많은 국민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게 됐는지보다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겠다"며 투자자 보호 등 정책 검토를 시사했다.

같은 당 이광재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출연해 "세금을 매긴다는 건 실체가 있다는 것 아니냐. 이런 부분에서 국민이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투기 세력을 없애고 제도화해야 2030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가상화폐 자산 과세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향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산가치가 없는 곳에 세금을 걷겠다고 하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며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가상화폐 과세를 1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난 코인 민심의 화력이 집중하고 있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물론 과세 관련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가산자산에 대한 과세 시기는 이미 올해 10월에서 내년 1월로 한 차례 미뤄진 상태다. 

정부는 기본 공제 금액(250만원)도 주식 외에 일반적인 다른 자산과 형평을 맞춘 것이기 때문에 가상자산에 추가로 혜택을 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