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J오쇼핑, GS, 롯데홈쇼핑 등 주요 업체들은 ‘깜짝’ 실적을 냈다.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0%씩 늘었다. 코로나19 우려로 집 안 생활이 길어지면서 비대면 쇼핑이 늘어난 결과였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세대들은 TV에 관심이 없다”면서 “수십년 뒤에도 TV홈쇼핑 업태가 성장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에 홈쇼핑 기업들은 모바일로 중심축을 옮기며 사업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업계 1위인 CJ오쇼핑은 기존 브랜드를 버리는 초강수를 택했다. 전날 CJ오쇼핑은 ▲TV홈쇼핑(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CJmall) ▲T커머스(CJ오쇼핑플러스)에서 사용하던 각각의 브랜드를 통합해 새로운 브랜드 ‘CJ온스타일’을 선보였다. ‘리뉴얼 수준의 재건축’이라고 사측은 강조했다.
주력은 ‘라이브커머스’ 방송이다.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에 ‘라이브’ 메뉴를 만들고 방송 화면을 전면 배치한다. 이곳에서 TV 홈쇼핑과 T커머스에 나오는 방송, 모바일 전용 라이브방송을 모두 볼 수 있다. SNS의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도 들어간다.
GS홈쇼핑도 최근 모바일 강화에 나서고 있다. GS홈쇼핑은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 받는다. 실제로 GS홈쇼핑은 2020년 매출 기준 TV 비중이 약 40%에 불과하고, 모바일·온라인 등 디지털 비중이 60%로 절반을 넘는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오는 7월 GS홈쇼핑을 합병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 등 통합 이후의 청사진까지 내놓고 있다. 디지털 커머스 강화에 2700억원, 정보기술(IT)과 물류 인프라 구축에 5700억원, 신사업에 1800억원 등 총 1조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디지털 커머스 강화를 위해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싱글사인온' 서비스와 GS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물류 분야에서는 통합 후 전국 60개 물류센터와 배송 차량 3300여대, 인력 2200명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홈쇼핑도 모바일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3월 편의성을 높여 앱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 모바일앱 리뉴얼에 나섰다. TV홈쇼핑·현대홈쇼핑플러스샵(T커머스)·쇼핑라이브(라이브커머스) 등 세 가지 채널의 방송 상품을 원터치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 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았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2019년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을 개설하고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 PD, 상품기획자(MD)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콘텐츠 부문을 만들고 부문 내에 모바일 라이브 콘텐츠와 서비스 전략을 전담하는 테스크포스팀도 신설했다.
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부분의 영향력이 TV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선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홈페이지와 모바일 화면을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조직과 서비스 자체까지 손을 대며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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