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2%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년 전보다 20.2% 늘어난 9조7338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쇼핑 비중은 70.7%를 기록해 두 달 연속 70%를 넘어섰다.
온라인쇼핑의 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른바 ‘엄지족’인 셈이다. 이런 추세에 간편 결제 시스템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IT 기업을 비롯해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서비스가 업종 간 경계를 넘어 접전 중이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롯데그룹의 통합멤버십 서비스 엘포인트 모바일 앱을 개편하면서 롯데그룹의 간편결제 '엘페이' 기능을 추가했다. 롯데멤버스는 이달 롯데 유통계열사 10곳에서 엘페이를 사용하면 추가 할인과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을 해주는 대대적 공세를 벌이고 있다.
오는 7월 GS홈쇼핑과 통합을 앞둔 GS리테일은 디지털커머스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GS페이'라는 이름의 계열사 전용 간편결제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GS25와 GS수퍼마켓 등 GS리테일의 소매 사업장과 GS홈쇼핑에 적용하고 이후 GS그룹사로 사용처를 확대한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달 초 'H.Point Pay'라는 이름의 상표권 등록을 신청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다음달 'E페이'라는 이름의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자체 간편결제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곳도 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쿠페이를 담당하는 핀테크 사업 부분을 분사해 자회사 '쿠팡페이'를 설립했다. 쿠팡 측은 ‘로켓와우클럽’과 ‘쿠팡이츠’와 같은 핵심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더욱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 사업을 신세계아이앤씨에서 넘겨받으며 이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이베이코리아(G마켓과 옥션, G9)는 '스마일페이'를 운영 중이다.
이들이 간편 결제 시스템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단기적으로는 편의 증대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간편결제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화해 향후 ‘맞춤 마케팅’을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나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 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이런 추세에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016년 210만건에서 지난해에 1454만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같은 기간 645억원에서 449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간편 결제 시장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시대 고객 데이터가 중요해지면서 여러 ‘페이’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종래에는 살아남은 몇몇 자체결제시스템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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