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과잉방역과 부실급식, 군간부의 병사 대상 가혹행위 등 각종 논란으로 군에 대한 지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육군의 수장이 최근 상무대에서 교육을 받던 신임 장교들에게 훈시를 하는 과정에서 실언한 것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에서 갓 임관한 포병 장교들의 야외 훈련을 참관한 뒤 “3월부터 외출·외박을 못 나간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수료하고 6월에 자대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훈시 말미였다. 남 총장은 “여러분들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거다"라는 발언을 했고, 교육생들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남 총장은 육군 공보실을 통해 “지난 4월 중순, 임관 후 상무대에 입교하여 2개월여 동안 주말에도 제대로 된 외출·외박도 못하고 교육에 임하고 있는 신임장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신임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되었다”고 시인했다. 이어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남 총장 발언이 "사장이 직원에게 '네 애인은 지금쯤 바람났을 것이다'라는 농담을 한 격으로 이는 엄연한 직장 내 성희롱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모총장이 신임 소위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을 해놓고, 농담으로 긴장감을 풀어주려는 의도였다 해명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성희롱 가해자의 태도와 같다"며 "육군참모총장의 저열한 성인지 감수성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군은 각종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일 육군 22사단에서는 군 간부가 풋살 경기 중 병사를 폭행해 6주 진단의 골절상을 입히고도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신고조차 막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22사단장은 "피해 병사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그의 의사를 존중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다 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 격리 장병들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군장병들의 부실 급식 ‘인증샷’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 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 제공, 입영 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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