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워킹맘"…남혐 논란에 입 연 GS25 디자이너

"저는 평범한 워킹맘"…남혐 논란에 입 연 GS25 디자이너

블라인드 통해 직접 입장 밝혀

기사승인 2021-05-10 09:12:49
GS25가 지난 1일 공개한 캠핑 경품 이벤트의 최초 포스터(왼쪽)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GS25의 캠핑 행사 홍보 포스터를 두고 불거진 남성 혐오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포스터를 만든 디자이너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일부 누리꾼들의 신상 캐기에 애꿎은 다른 직원들이 피해를 입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9일 "GS25 디자이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GS리테일 소속으로 글쓴이의 글이 올라왔으며, GS리테일 측은 "본인이 맞는 거로 안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GS25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A씨는 "저는 아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 평범한 워킹맘으로 남성 혐오와는 아주 거리가 멀고 그 어떤 사상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면서 이번 일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과 피해를 본 경영주(가맹점주), 영업관리직, 디자이너 등에게 사과했다. 

A씨는 "더 일찍 제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으나 회사에서는 이런저런 내부사정과 개인신상 보호를 이유로 저를 드러내지 말라고 하셨다"면서 "저 혼자의 독단적인 행동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올까 봐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그간 침묵했던 이유를 전했다.

그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조사를 받고 있다며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A씨는 메갈리아(메갈)를 상징하는 손 모양과 소시지 이미지에 관해 "캠핑이벤트는 육류가공품을 구매하면 캠핑용품을 주는 이벤트"라며 "육류가공품이다 보니 디자인을 할 때 소시지를 당연히 생각했고 지난해 11월 사용한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어 그때 쓴 소시지를 가져와 동일하게 타이틀 위에 소시지를 얹히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의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니스트)를 뜻하는 손의 표식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억울해했다. '뜨거운 소시지를 포크가 아닌 손으로 집어 먹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이벤트 페이지를 디자인하다 보니 다운받아 놓은 소스를 바로 가져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문제가 된 문구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에 대해선 "행사 담당자가 준 문구"라며 "페이지가 어색하지 않도록 오른쪽 줄 맞춤을 하다 보니 해당 논란이 발생했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 영문 문구의 마지막 글자인 'al-g-e-m'를 거꾸로 읽으면 메갈(megal)이 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A씨는 각종 논란에 대해 "건전한 사상을 가진 회사의 임직원들이 홍보를 위해 만든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의 상징으로 찍히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 해당 문제에 대해 회사 측에서 작업 컴퓨터를 모두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경위는 이번 일로 인해 더이상 피해 보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다"면서 "또 회사에서 보여주는 사과의 글이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거듭 "저는 페니나 메갈, 일베 등 어떠한 사상도 지지하지 않는,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둔 워킹맘"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 많이 기분이 상하고 상처를 입은 고객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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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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