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 상식적이지 않아" 경찰 발표 반박한 故손정민父

"동문서답, 상식적이지 않아" 경찰 발표 반박한 故손정민父

경찰 23쪽 분량 중간 수사보고
부친 "버려진 친구 신발 얘긴 없고 택시 얘기만…기막혀"

기사승인 2021-05-28 07:53:50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그간의 수사 진행사항을 발표하자 손 씨의 아버지는 이같은 발표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 발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날 경찰의 수사 결과 중간 발표 내용을 언급하며 여전히 몇몇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날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제기된 의혹별 질의응답 등이 담긴 자료를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배포된 분량만 A4용지 23쪽에 달한다.

손씨 사망 경위와 관련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일각에선 가짜 뉴스까지 난무하자 모든 수사 상황 공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손씨 아버지는 먼저 손씨와 친구 A씨가 '평소 술을 함께 마시거나 국내외여행을 같이 가는 사이'라는 경찰 발표에 대해 "친한 사이였지만 지난해부터 A씨가 몸을 만든다는 이유로 술을 먹은 적이 없고 본과에 들어온 이후 시험에 집중하느라 술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둘이 먹은 적은 더더욱 없다"며 "느닷없이 한밤중에 술 마시자고 한 게 특별한 것. 늘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의혹이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또 손씨가 물을 무서워했다는 유족 측 입장과 달리 과거 물놀이를 하는 영상을 입수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서는 "이럴까 봐 전날 입장문에서 해외에서 스노클링 한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물놀이를 했다고 13도의 한강 물에 들어간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 논리대로라면 수영장에 한 번이라도 간 사람은 누구나 13도의 더러운 한강 물에 옷을 입고 새벽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씨 양말의 토양 성분이 강가에서 10m 정도 떨어진 강바닥 토양과 유사하다는 감정 결과에 대해서는 "강바닥을 안 밟았다고 한 적 없다. 어쨌든 정민이는 익사니까 끌려가든 걸어가든 강바닥을 밟았을 것"이라며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가 궁금한 건데 동문서답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씨와 A씨가 함께 물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혹에 경찰이 A씨가 귀가 시 탑승한 택시기사의 진술을 공개하자, 손씨의 아버지는 "기가 막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손씨 아버지는 A씨 귀가 당시 탑승했던 택시의 기사가 "내부를 세차할 때 차량 뒷좌석이 젖어있지 않았다"라고 진술한 것에 대해 "물속에 들어간 것을 확인해줄 (A씨의) 신발을 버렸는데 그 이야긴 쏙 빼고 택시 세차 이야기만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택시 탔을 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세차를 바로 했을 것 같지 않은데 참으로 간단히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손씨가 실종된 당일 '시원하다'는 듯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입수자를 봤다는 낚시꾼들의 진술에 대해서는 "13도의 더러운 물에 시원하다고 소리를 내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믿어지지 않는다"이라면서 "경찰이 (목격자들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까지 했다는데 그분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분들이 봤다는 게 정민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는 이 밖에도 "결정적인 A의 신발과 티셔츠는 사건 이틀 만에 버렸다는데 전혀 의혹을 갖거나 수사한다는 얘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손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범죄 관련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친구 A씨의 신분도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현재까지 A씨의 범죄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또 자료를 통해 '손씨가 평소 물을 싫어했다' 'A씨가 손씨와 함께 물에 들어갔다' 등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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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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