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 먹튀?”…한앤컴퍼니, 점주 피해 책임도 떠맡을까

남양유업 “오너 먹튀?”…한앤컴퍼니, 점주 피해 책임도 떠맡을까

가맹점주 “점주 피해 보상 계획 없어…고스란히 피해는 가맹점에”
한앤컴퍼니 “경영 쇄신에 집중할 계획”

기사승인 2021-05-29 06:30:03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회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2021.05.04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그간 점주 피해는 어떻게 하고요.”

오너리스크에 시달리던 ‘남양유업’ 오너 일가 지분 정리에 한 남양유업 가맹점주는 이같이 말했다. 회사의 잘못된 경영으로 피해 입은 점주 보상을 따져 물을 책임자가 대책 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이유였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피해 대책을 수립 여부가 더 미궁 속으로 빠졌다며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9일 공시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지분을 사모투자 전문회사 ‘한앤컴퍼니’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의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주식 수로 따지면 37만8938주다.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소식을 접한 남양유업 일부 점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남양유업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원식 회장은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점주들을 입에 올리며 그간 가맹점이 입었을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며 “그러나 결국엔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뿐 점주에 대한 피해 지원 계획은 없이 무책임하게 회사를 떠나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한 남양유업 가맹점주는 “책임지는 어떠한 행동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매각은 ‘먹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간 피해를 고스란히 점주들이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한앤컴퍼니 내부적으로도 점주 피해 보상 계획은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뒀을 뿐 점주 피해 보상 계획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다만 한앤컴퍼니는 그간의 기업 경영 쇄신 노하우로 체질,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사는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인수해 내실과 경쟁력을 강화한 후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 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지고 있다.

대표집행임원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란 회사 선택에 따라 대표이사에 갈음하는 기구를 설치해 회사의 업무집행과 회사대표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논란은 지난달 13일 불거졌다. 남양유업은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을 열고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H1N1)를 99.999%까지 사멸, 코로나19 바이러스 77.8% 저감 효과를 냈다는 게 발표의 주요 골자였다.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엔 검증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남양유업 심포지엄 내용이 퍼지자 같은날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심포지엄 자료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특정 식품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 연구가 수반돼야 하지만 남양유업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이같은 검증이 누락됐다고 질병관리청은 설명했다.

심포지엄이 끝난 뒤 시장에서는 큰 변동이 있었다.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불가리스가 일시 품절하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남양유업 주식이 급등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주식은 심포지엄 당일 8.57%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발표 하루 뒤인 14일 오전 10시 기준 전날보다 12.63% 오른 42만8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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