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부터 엔터산업까지... 게임사의 다양한 '부업'들

가상화폐부터 엔터산업까지... 게임사의 다양한 '부업'들

기사승인 2021-06-02 06:33:01
사진=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CI.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수익다변화를 위해 본업인 게임을 넘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화폐 혹은 블록체인 기술 관련 투자,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치는 등 사업 범위도 다양하다.

게임사의 이색행보를 두고 업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다면, 출시하는 게임의 퀄리티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맏형 격인 넥슨은 최근 가상화폐 관련 투자를 활발히 진행중인다. 지난 4월 넥슨 일본법인은 1130억원(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했다. 개당 단가는 6580만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에 해당한다. 1일 기준 1비트코인은 4350만원대에 거래중이며 넥슨의 손실률은 약 37%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비트코인을 자사의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자 자본 배분 전략의 주요한 수단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빌은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지난달 17일 게임빌은 게임빌플러스를 설립하고 가상자산 플랫폼 회사 코인원 주식 13%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게임빌플러스는 게임빌로부터 코인원 지분 인수에 대한 계약상 지위를 양도받았다. 게임빌이 게임빌플러스에 유상증자로 314억원을 투입하면, 게임빌플러스가 코인원에 현금 지급하는 방식이다. 

게임빌은 이번 투자를 통해 대규모 트래픽 처리기술, 해킹 대응 보안기술 등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의 글로벌 확장 등으로 폭넓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산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미래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힘쓰는 게임사다. 위메이드는 2018년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위믹스 토큰’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인 ‘버드토네이도’(지난해 12월)와 ‘재신전기’(2월)를 글로벌 시장에 연이어 선보였다. 최근에는 위메이드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3N 가운데 게임 비중이 가장 높았던 엔씨소프트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엔씨는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올해 초에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으로 출시 2개월여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500만을 돌파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미래 먹거리는 엔터테인먼트밖에 없다”고 밝힌 만큼, 엔씨소프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투자는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019년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적극적으로 신사업 관련 투자를 진행했는데, 엔터테인먼트 역시 역점 사업이었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하이브(前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와는 친척관계로 사촌형제간 긍정적인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넷마블은 방탄소년단(BTS) IP를 활용한 ‘BTS 월드’,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두 게임은 넷마블의 글로벌 매출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이색행보가 게임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안정적인 수입원을 추가해 수익 다변화에 성공한다면, 조금 더 게임 개발에 공을 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과도한 BM(수익모델)으로 대다수의 게임사가 비판을 받았는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난다면 이용자가 만족할만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게임사의 이러한 행보를 ‘외도’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관련 학회 관계자는 “한국의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과 이용자의 과금을 과도하게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실망을 전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신사업으로 수익 다변화를 외치는 것은 외부에 나쁜 이미지로 비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수익 창출보다는 게임성이 좋은 작품을 위해 매진해야 할 시기”라고 비판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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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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