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정치권에서 ‘청년’이 화두로 떠오르며 ‘세대교체’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며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20·30 청년 대선 출마 권리보장을 위한 40세 연령차별 폐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통령 피선거권을 40세 이상으로 규정한 헌법 제67조와 국회의원 출마 자격을 25세 이상으로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16조를 언급했다.
이들은 피선거권에 관한 연령 제한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청년’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청년 정치인들은 나이 때문에 정치판에서 배제돼 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95년생)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만 24세로 출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거법에 의하면 현재 만 18~24세 유권자는 투표권 행사는 가능하지만 출마 자격은 없다.
강 대표는 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피선거권 연령 제한은 정치권에서 기성세대가 독식해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라며 “우리 사회에는 나이가 많고 경륜이 있어야 정치 리더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 이에 따라 청년 정치인들의 숫자가 적고 그마저도 인정받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 폐지가 정치권 세대교체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이 발탁되고 정치 참여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대표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 폐지는 정치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라며 “정치가 다양한 국민들을 고르게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동조하고 있다. 특히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내민 김용태 광명을 당협위원장(90년생)은 국회의원 피선거권 하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위원장은 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를 꿈꾸는 청년 중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막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도록 청년들의 정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82년생)도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로 규정한 현행 헌법은 한마디로 ‘장유유서 헌법’이다. 개정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보이고 있는 이준석 후보의 돌풍은 더 이상 나이로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무의미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최고위원의 말처럼 ‘이준석 돌풍’에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 개헌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일 “대통령 피선거권 자격을 40세에서 25세로 낮추고, 국회의원 피선거권 자격은 25세에서 18세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전날 “2030은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수 없나.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제도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적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30일 “36세 이준석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면, 마흔이 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40세 이하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류호정 의원의 주장에 적극 찬동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피선거권을 생물학적 나이로 제한한 건 어불성설이다. 자질과 능력으로 국회의원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권자가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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