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전환배치 직원 대기발령...“불공정 vs 역량향상 기회 제공”

넥슨, 전환배치 직원 대기발령...“불공정 vs 역량향상 기회 제공”

기사승인 2021-06-03 15:26:22
사진=넥슨 노조 릴레이 1인 시위.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넥슨이 업무 재배치를 기다리는 직원 중 1년 이상 업무에 재배치되지 않은 인력에게 3개월의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면서 넥슨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조치라고 규정했지만, 사측은 대상자들에게 1년이 넘도록 다른 업무에 지원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에 따르면 넥슨과 자회사 네오플은 전환배치팀(R팀) 소속 직원 중 1년 이상 업무에 재배치되지 않은 직원 16명에게 3개월의 대기발령 명령을 내렸다.

대상 직원은 이 기간 동안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외부 교육을 받는다. 회사는 임금의 75%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고 200만원의 교육비를 별도 지원한다. 3개월 후 부서 면접 등을 통해 전환배치를 받은 대상자는 다시 100% 급여를 받는다.

게임업체에서는 하나의 개발 프로젝트가 중도에 무산되는 이른바 '프로젝트 드랍'이 종종 발생한다. 업무가 사라진 직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 팀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종의 면접을 봐야한다. 새로운 팀에 합류한 직원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지 못한 경우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종종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곤 한다.    

앞서 넥슨은 2019년 이후부터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프로젝트 선별에 착수해 다수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전환 배치 대기 인력이 생겨났다. 현재 이들 가운데 약 85%의 직원이 전환배치됐지만, 일부 직원의 경우 1년 이상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있다. 

"프로젝트마다 필요한 인력이 다르기 때문에, 능력과 상관 없이 일을 못 구하는 직원들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 노조는 이번 대기발령 조치에 대해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조치”라며 “업무가 가능한 환경 조성의 책임을 일개 직원에게 돌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넥슨 노조 측은 집행부를 중심으로 회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측에서는 충분한 기회를 줬다고는 하지만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노조 측은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고 사측에게 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지회장은 “게임업계로 범위를 축소한다면 고용·노동 이슈와 관련해서 넥슨이 잘 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산업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 게임업계의 노동현실을 지금까지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이번 대기 발령 대상자들에게 1년이 넘도록 다른 업무에 지원할 기회를 충분히 줬다는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대기발령 건에 대해 “집중 업무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1년 이상 전환배치 기간이 경과한 분들 중 직군 역량평가 및 현업배치 평가 결과를 종합하여 대상자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발령에 앞서 1년 이상 전환배치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으나, 지원할 수 있는 포지션에는 거의 대부분 지원한 상황임을 감안해 해당직원들이 집중적인 역량향상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3개월의 대기발령 기간 동안 200만원의 외부교육 수강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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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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