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젠 ‘김 빠진 사이다?’… 중도 공략하다 ‘오락가락’

이재명, 이젠 ‘김 빠진 사이다?’… 중도 공략하다 ‘오락가락’

李 ‘점령군‧영남 역차별’ 등 논란 발언 잇따라
‘기본소득’마저 오락가락 비판
정치권 “이 지사, 과거와는 입장 달라… 발언 신중해야”

기사승인 2021-07-06 05:00:20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선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최기창 기자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클릭’과 안정감을 강조하던 이 지사의 메시지 탓이다. 과거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지사를 향해 “어떤 말이 미칠 파장까지도 생각을 해 보는 게 좋겠다. 당에 많은 의원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 시작 이후 이 지사의 다양한 발언에 관한 비판이다. 

그는 출마를 공식화했던 지난 1일 “대한민국이 정부 수립단계에서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 체제를 유지했다”고 했다. 또한 “과거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오히려 영남이 역차별 받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표현은 ‘점령군’과 ‘영남 역차별’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꾸준하게 주장했던 ‘기본소득’마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세균 후보는 지난 3일 KBS 주관으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수시로 말이 바뀐다. 대표 공약이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박용진 후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확인한 이 후보는 정책을 바꿨다. 말을 바꾸면 신뢰를 얻지 못해 불안하다. 그래선 안 된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아직 공약을 내세운 적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경쟁 후보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앞서 언급한 ‘영남 역차별’이나 ‘점령군’ 등의 표현이 ‘불안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결국 이 지사는 지난 4일에 열린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국민면접 제2탄, 대통령 취준생의 현장 집중면접’에서 최종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가장 큰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는 물론 최문순‧이광재 후보에게도 순위가 밀렸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발언에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입장과 지난 대선에서의 위치가 다른 탓이다. 과거에는 도전자의 입장이었다면 현재는 지지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나 경쟁자들이 이 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안정감이 없다’고 공격하는 것을 고려하면 조금 더 정확한 전략을 바탕으로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해 보인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비단 이 지사의 문제만은 아니다.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 모두 다 중요하다”라면서도 “발언에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전 장관은 “지금 이 지사는 가벼운 사이다”라며 “이 지사가 과거와는 달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여권 선호도 1위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따지고 보면 하나하나 문제가 될 발언들이다. 이런 게 종합적으로 계산되면 당내에서조차 불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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