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말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이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딘은 13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다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오딘은 이튿날부터 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고, 구글플레이는 지난 2일 1위로 등극한 이후 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매출 순위뿐 아니라 이용자 수도 상위권이다. 지난 12일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은 이용자수 기준으로 모바일 RPG 중 2위(40만명)를 기록했다. 1위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80만명)', 3위는 넷마블의 '제2의 나라(21만명)'다.
오딘의 매출 1위는 매우 주목할 만한 수치다. 모바일 게임의 최강자였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를 제대로 제친 게임은 4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리니지M’·‘리니지2M’은 2017년 6월 23일부터 이달 초까지 번갈아 최다 매출 1위를 지켜왔다. 지난달 17일 제2의 나라에 1시간가량 선두를 뺏겼다가도 곧바로 회복했다. 그동안 숱한 신작 게임들의 도전에도 구글플레이 매출 정상 자리를 놓친 적이 없던 ‘리니지 형제’가 오딘에게 매출 1위를 빼앗긴 것이다.
게임업계 내에서도 오딘의 돌풍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명 오딘은 기존의 MMORPG를 뛰어넘는 하이엔드 그래픽을 강점으로 앞세운 게임”이라며 “오딘이 리니지처럼 1위 수성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상위권에는 오랫동안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딘의 흥행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하이엔드급 그래픽, 로딩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등을 뽑는다.
오딘은 출시 전부터 ‘언리얼4 엔진’을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으로 기대를 모았다.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출시 이후 실사 영화 수준의 컷신, 생동감 넘치는 전투 장면 등으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최적화가 잘 돼 뛰어난 그래픽을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수려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오픈월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로딩이 없는 오픈월드 맵에서 이용자는 자유로운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앞서 오딘 출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개발진은 "여의도보다 넓은 필드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 벽이나 산처럼 시야에서 거슬리는 부분 없이 끝없이 펼쳐진 월드를 표현했다. 그 속에서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카카오 게임즈 관계자는 “광활한 오픈월드에서 높은 자유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보물상자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탐험하는 양상이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딘이 리니지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받은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오딘이 잘 만들어진 게임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오딘의 순위가 올라간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초반 이른바 ‘문양 사태’ 등 여러 가지 부정 이슈로 일정 수의 리니지M·2M 이용자가 이탈했는데 이들 가운데 ‘핵과금 유저’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이들이 오딘으로 넘어갔기에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오딘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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