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고양시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조치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는 잘못된 처사다.” “고양시를 여인천하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국민의힘이 실시한 경기 고양병 조직위원장 3차 공모에 현역인 허은아 국회의원(49·비례대표)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뒤 지역사회에서 반발과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의 야당 정치권과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는 허 의원의 전력과 자질 등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일단 지역에서는 허 의원의 지원에 대해 중앙당의 낙하산 공천을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면서 반발하고 있다. 앞선 두 차례 공모에서 중앙당이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자 3차 공모 과정에서 허 의원을 낙점, 형식적인 절차를 진행하려는 의도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허 의원의 음주운전 경력 등을 내세운 불만이 나오고 있다. 허 의원이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을 냈을 뿐 아니라 잘못된 학위 사용 논란까지 일으켰던 점을 들어 자질론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고양시에서 또 다시 여성 조직위원장이 탄생할 가능성에 대한 뒷말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고양시 전체 4명의 조직위원장 가운데 이미 3명이 여성으로 선출돼 있는데 나머지까지 여성으로 채운다면 남성에 대한 역차별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야당 정치권 인사는 “고양시와 전혀 무관한 데다 흠집까지 가진 인물을 굳이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려는 중앙당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많은 시민들은 이를 중앙당의 오만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국민의힘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두 차례 공모에서 마땅한 조직위원장 후보를 찾지 못한 중앙당의 자구책으로 이해한다”면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인물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고양병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한 한 인사는 “이번에도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오랜 기간 당을 위해 헌신한 입장에서 크게 실망할 것”이라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중앙당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고양병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26일 현재까지 1차에 7명, 2차에 2명, 3차에 5명 등 모두 14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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