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정 실업률 추정’ 보고서에서 “실업률은 경기와 노동시장 상황을 측정하는 가장 대표적 지표지만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조정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최근 실업률은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뒤 다른 시기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31일 밝혔다.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은 연령 등 계층별 실업률을 각 계층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해 가중평균 방식으로 구해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 상대적으로 실업률이 높은 청년층이 줄고 실업률이 낮은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업률이 하락하게 된다. 실업 통계는 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어도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을 집계한다. 구직 활동 자체를 안 하면 실업률에 잡히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반영된다. 고령층의 경우 구직 활동 단념 등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조정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2002년부터 올해 11분기까지 지난 20년간 인구구조 변화는 실업률을 누적 기준으로 0.4%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정 실업률을 보면 과거 실업률은 낮추고 최근 실업률은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최근 실업률(2021년 1분기 4.4%)은 0.2%포인트 상향조정한 4.6% 반면 2000년 초반 실업률은 0.2%포인트 하향 조정해 비교해야 한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구비중 변화는 앞으로 20년 동안 실업률을 0.6%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인구구조 변화가 없었더라면 실제 실업률은 지금보다 0.2%포인트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인구 고령화가 발생하기 이전 실업률과 인구 고령화가 발생한 후의 실업률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가 않아 이를 비교할 때 인구구조 변화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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