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윤영 인턴기자 =기존 사진이나 영상에 또 다른 사진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활용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얼굴이 찍힌 사진만 있으면 타인의 영상에 합성이 가능해 디지털 성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각종 SNS를 보면 ‘페이스플레이’ 앱을 활용한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플레이는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나오는 영상에 사용자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반 앱이다.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고, 원하는 영상을 선택하면 합성한 이미지가 나온다. 얇은 드레스를 입는 등 몸매를 드러낸 영상들이 예시로 올라와 있다.
해당 앱을 활용해 영상을 찍은 사람들은 “친구들도 합성인지 모른다”, “기술력 대박” 등의 글을 올리며 만족해했다. 이를 접한 사람들도 “진짜 사진인 줄 알았다”, “합성한 티가 전혀 안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해당 앱이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진만 있으면 동의 없이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데 문제가 있지 않냐”, “이거 보니까 딥페이크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딥페이크를 활용한 범죄는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예인 얼굴을 편집해 불법 영상물을 유포한 10대가 구속됐다. 이들은 해외 SNS를 통해 가수 150여 명의 얼굴을 불법으로 합성한 사진 3039건을 유통해 판매했다. 2019년 문제가 됐던 ‘N번방 사건’이나 지인의 사진을 합성해 허위영상물을 만든 ‘지인능욕’ 역시 딥페이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SNS에 딥페이크 영상이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불법 합성물을 장난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1일부터 2021년 4월30일까지 경찰청이 진행한 불법 합성물 제작·유포 집중 수사에 따르면 불법 합성물 제작으로 검거된 피의자 중 10대와 20대가 전체 피의자의 약 87%를 차지했다. 경찰청은 “19세 이하 피의자가 69.1%를 차지했다”라며 “청소년 사이에 불법 합성물 범죄가 처벌받지 않는다고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범죄 심리학자인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유명 연예인 몸에 합성한 영상을 올리면서 SNS 조회 수가 오르고, 유명 인플루언서가 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사회적 지위가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된 영상이 SNS에 퍼질수록 더 자극적인 요소들을 넣게 돼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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