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압박하면서 카드사들은 한도를 줄이는 등 카드론 취급을 축소하고 있다. 당장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는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고금리’로 몰린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카드론 총량 조절에 나섰다. 다중채무자의 신규 대출을 축소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5일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에서 카드사에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강화해 채무 상황에 따라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총량을 조절할 예정”이라면서 “당국이 규제를 더 조이느냐에 따라 카드론이 전면 중단될지 결정될 것 같다. 지금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카드론 한도가 줄고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면 더 높은 금리의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BC)의 현금서비스 자산은 5조4736억원이다. 전년보다 4.9%(2555억원) 증가했다. 2분기에만 현금서비스 자산이 2459억원 늘고 이용실적은 1분기 대비 5706억원(4.7%)이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현금서비스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금서비스는 상환기간이 1~2개월인 단기대출로 고금리 상품에 해당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현금서비스의 평균금리는 연 17.78~19.08%인 반면 카드론은 이보다 낮은 12.68~13.60%다.
리볼빙서비스 잔액도 증가세다. 리볼빙서비스는 카드 대금 일부만 선결제하고 나머지 액수는 이월이 가능하도록 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5조8157억원이다. 이월잔액은 2017년 말 4조8790억원, 2018년 말 5조3169억원, 2019년 말 5조7930억원, 2020년 말 5조6504억원으로 3년 반 사이 19.2% 증가했다.
특히 리볼빙서비스는 최고 19.9%의 대출이자를 적용하고 있는 고금리 상품이다. 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아 금융당국이 소비자 주의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대출총량관리에 들어가지만 단기 대출이고 규모가 적어 카드론처럼 규제가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신용자들이 몰리게 되면 부실채권 등 위험률이 높아져 대출 금리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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