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에 저축은행‧상호금융까지... 자영업자 돈줄 마른다

카드사에 저축은행‧상호금융까지... 자영업자 돈줄 마른다

기사승인 2021-10-06 05:00:04
경기도 광명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임지혜 기자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이어 상호금융‧저축은행에 가계 대출 총량을 맞출 것을 압박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산림조합 여신담당자에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데 우려를 전달하며 총량 목표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전국 130개 산림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평균 4%대다. 현재는 5%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협동조합이라 조합원을 우대해야 하기 때문에 비조합원의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면서 “각 조합사마다 상환되는 대출 일부를 중단시키는 등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도 대출 관리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 중 18개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이 정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21.1%를 넘어섰다. 이들 저축은행은 하반기 신규 대출 영업이 사실상 제한된다.

KB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38.2% 증가했다. 지난달 24일 금융당국은 KB저축은행 관계자를 호출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요구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신규대출은 햇살론 위주로 취급할 예정이다. 그 외 추가적인 중금리 대출은 취급이 어렵다. 대출 연장 또한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존에 신규나 연장이 가능했던 소비자들도 이번부터 안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드사에도 대출 총량을 맞추라는 압박을 가했다. 카드사는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의 경우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생계형 대출이 많아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이 힘든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858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3.7% 증가한 수치다. 은행 대출은 1년 동안 10.7% 늘어난데 비해 비은행 금융기관은 19.9%로 증가폭이 컸다. 특히 저축은행‧여신전문 금융회사‧대부업에서 빌리는 고금리 대출이 17.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현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당장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차감하면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부지기수인데 대출을 더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규제를 가하는 건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르는 행위”라고 말했다.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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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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