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선 윤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 발표 전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 열망인 정권교체 이루도록 반드시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윤 후보는 상처받은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직접 호남에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본경선 과정에서) TV토론을 하면서 하루를 싹 비우기가 쉽지 않다. 일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TV토론 일정이 끝나면 바로 호남에 방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20일 국민의힘 대구‧경북 토론회에서도 “5.18 피해자들이 아직도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로 달려가서 그분들을, 제가 과거에 했던 것 이상으로 따뜻하게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했다.

그러나 호남 여론은 들끓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1일 ‘5·18 원흉 전두환을 찬양한 윤석열 전 검창총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광주·전남 시도민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200만 전남도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도 21일 성명서를 내고 “광주는 물론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죄인,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고 대선 후보직을 사퇴해야 마땅한 윤 후보가 누구를 보듬고 위로한단 말인가”라며 “경선에서 이기면 왕처럼 광주에 찾아와 시혜를 베풀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광주는 더 이상 윤 후보의 사죄를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시대에 독재정권을 찬양한 함량미달 불량식품 윤 후보는 즉각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광주·전남·전북 국회의원 25명 역시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도 생존 중인 5·18 피해자와 가족들,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망언”이라며 “잘못된 권력욕에 사로잡힌 전두환 전 대통령 찬양 망언은 윤 후보가 군부독재의 후예임을 자임하는 것이며 천박한 역사 인식에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 등의 망언에 대해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사죄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망언에 대해 공당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뒤 “당 대표실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만 없다. 통치 행위를 기념하거나 추념 안 하겠다는 의미”라며 “우리 당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특히 호남 관련 발언은 최대한 고민해서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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