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금세탁방지 평가 두 얼굴…업비트는 ‘OK’ 케이뱅크는 ‘미흡’

금감원, 자금세탁방지 평가 두 얼굴…업비트는 ‘OK’ 케이뱅크는 ‘미흡’

기사승인 2021-10-28 06:00:01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금융당국의 가상자산(화폐)사업자 평가 절차가 논란이 되고있다. 지난 9월 가상화폐 사업자 1호로 신고가 수리된 업비트의 자금세탁 심사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금융당국은 최근 업비트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파트너인 케이뱅크의 자금세탁 부분을 문제 삼았다. 업계에서는 자금세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은행과 제휴했음에도 거래소 신고를 받아들였다는 지적이다.

28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부문검사 결과, 금감원은 고객 및 자산 규모가 급증하는데 비해 케이뱅크의 자금세탁방지 체계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의심거래 보고나 고액 건수 보고 시스템이 미흡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ML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고객확인 절차 개선, AML인력 확충 등의 내용이 MOU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 내 CAMS(공인자금세탁방지전문가)자격증을 소유한 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부서 인력도 21명 정도로 시중은행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금세탁 문제에 있어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업비트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MOU를 통해 AML시스템의 내실을 갖추고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연장했다.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한 ‘가상자산사업자 자금세탁위험 평가방안’에 따라 12개의 AML내부통제 항목을 업비트가 제대로 갖췄는지 평가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케이뱅크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빠른 시일 내에 업비트의 신고서를 수리한 것을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당국은 은행의 AML시스템은 가상자산사업자 등록 시 평가항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FIU관계자는 “실명계좌 제휴는 회사 간 서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국이 은행의 AML시스템이나 거래소와의 계약에 관여할 수 없다”라면서 “케이뱅크와 업비트가 거래를 하면서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이에 따라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케이뱅크의 실명계좌 관련 예치금은 7조1936억원으로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예치금(9조2035억)의 78%에 달한다. 실명계좌 수는 494만3853개다.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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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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