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선 권성동 의원을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의원은 현재 윤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두 사람은 서울 여의도 당사 5층 대선후보실에서 동석한 사람 없이 독대 형식으로 만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과 당 사무총장 등 각종 인선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당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서 가겠다고 발표를 했다.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왔으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일로 예정된 선대위 출범에 대해 “후보에게 조금 더 앞당기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다만 ‘사무총장 교체’ 논란에 대해 “다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하는 거고 저는 제가 후보와 이야기한 부분을 갖고 최종발표 전까지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안했으면 좋겠다. (윤 후보) 주변에서 선의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지 않았으면 한다. 어제와 오늘 같은 상황 다시 재현은 안 될 것”이라며 윤 후보 측 인사들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앞서 한기호 당 사무총장 교체설이 윤 후보 측을 통해 보도되며 윤 후보와 이 대표 등 당 지도부 사이의 갈등설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최고위에 참석하고도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대선 경선 절차를 둘러싼 논쟁을 벌였던 지난 8월의 두 차례를 제외하면 초유의 일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사무총장 인사 문제로 표면화된 당무 우선권 갈등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15일 윤 후보는 당 회의에 불참했고, 이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던 윤석열 후보는 보이지 않고, 무거운 표정의 이준석 대표는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을 생략했다. 이 대표는 할 말이 없다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최고위 불참에 대해 “최고위에 매번 나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조찬 약속이 미리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라며 선약을 이유로 들었다.
윤석열 후보 측은 당 선대위 조직 구성도 70~80% 정도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윤석열, 김종인, 이준석 세 사람간의 신경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15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에서 대선 자금관리 등 중책을 맡는 사무총장 교체에 대해 “대선의 자금관리가 아니라 당의 자금이다. 당과 후보가 항상 충분히 협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당의 자산이라는 것은 당원들이 모은 자산이고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가치 있게 쓰여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에서 당무우선권을 강조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대표 견제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후보가 그런 표현을 하는 게 아니라 자꾸 주변에서 소위 하이에나들이 그런 말을 한다”며 “저는 후보와 그런 표현을 써 가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저도 그렇고 후보도 그렇고 그분을 선대위의 가장 높은 곳에 모시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진행될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나 직책보다도 선거지휘관으로서의 권위가 상당한 분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선대위의 어느 멤버라 할지라도 김 전 위원장을 당연히 지휘관으로 모실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대선 자금관리 등 중책을 맡는 사무총장에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하기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 후보 당내 경선 당시 김 전 위원장이 한 역할이 없다”며 “더 이상 자리 욕심을 내지 말고 주어지는 역할에 묵묵히 임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