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새해 업무 첫날 한국거래소를 나란히 방문했다. 이들은 주식 상승장을 의미하는 빨간 넥타이를 메고 ‘불장’을 기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대동제’에 참석했다. 두 후보는 ‘빨간색’ 넥타이와 한국거래소 측이 준비한 ‘빨간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빨간색’은 국민의힘의 상징색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원래 빨간색이 제 정체성에 잘 안 맞다. 근데 오늘 굳이 매고 온 이유는 올해 황소가 범을 밀어내고 불장이 되라는 격려의 취지로 매고 온 것”이라며 “혹시라도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p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큰 도약을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후보는 한국 자본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하며 투명성‧공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이 매우 디스카운트(저평가) 돼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그 원인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을 정상화하고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게 국고를 늘리는 길이고 국민에게 투자의 기회를 드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자본 시장이 성장‧발전하려면 투명성‧공정성을 갖춰야 한다”며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주기적 팬데믹 같은 위기적 요인을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면 다시 성장을 회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길로 갈 수 있다. 이에 더해 토대, 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해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이 대주주나 시장의 강력한 힘에 의해 피해를 입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1000만명에 이르는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소외감, 배신감을 느껴 다른 공정 시장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주가조작, 시세조정과 같은 불공정 행위를 매우 엄단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코스피 3000시대를 이미 도달했지만 4000 시대를 넘어 5000 포인트 시대를 향해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우선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포퓰리즘의 득세 조짐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 움직임 등 반기업정서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기업 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실적 대비 저평가 받지 않도록 정부가 외교·안보 등 대외 건전성, 또 재정 건전성, 거시 경제 성장을 통해 외환 자본 시장 제도를 잘 운영한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주가조작을 통해 얻은 범죄 수익은 확실하게 환수하며 주가조작을 시도할 경제적 유인을 없애는 한편 이에 가담하는 자는 우리 증권시장, 더 나아가 금융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각오를 갖고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