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해체하며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을 극복하고 ‘원팀 행보’ 통해 민심을 다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발맞춰 입장하고 여러 번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들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칭찬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후보는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전 대표를 “진영 내 가장 우수한 경륜과 경험, 학식, 역량을 가졌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민주개혁 진영의 어른으로 모시고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이 후보를 ‘동지’라고 지칭했다. 그는 “이재명 동지와 민주당이 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흘러나왔던 파열음을 극복했다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전위는 이날 “물리적 결합을 뛰어넘는 화학적 결합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호남 민심 공략에도 온 힘을 다했다. 농촌 지역을 찾은 만큼 농민들을 위한 공약도 내세웠다. ‘농촌 기본소득’이 대표적이다.
그는 전라남도 곡성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앞에서 진행한 즉석연설에서 “농촌기본소득을 도입해 최소한의 삶이 가능하도록 하면 농촌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퍼주기 소리라고 하고 누가 비난하더라도 (농민기본소득 도입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남 담양의 호남기후변화체험관에서도 “농촌이 앞으로 잘 돼야 한다”며 “떠나는 담양이 아니라 돌아오는 담양, 인구가 늘어나는 담양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의 호소에 호남 지지자들은 호응했다. 이 후보 일정엔 지지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첫 번째 호남 일정인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 앞에는 지지자들이 꽹과리와 북을 치고, ‘이재명은 합니다’,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이라는 손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이후 이어진 일정 역시 지지자들이 이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 모여들었다. 이 후보를 향해 “이재명을 보면 힘이 난다” “여기서 (지지율) 80%를 가져가라” “이재명 믿는다”는 외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