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주가도 '털썩'…정용진 "사업가에 '멸공'은 현실"

불매운동에 주가도 '털썩'…정용진 "사업가에 '멸공'은 현실"

신세계 주가 6.8% 급락
정용진 "사업가로 살 것…정치 운운 말라"

기사승인 2022-01-11 06:40:55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스타벅스 등 이마트 계열사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파장이 일자 정 부회장이 멸공과 관련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10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 대한민국 헌법도 전문에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 한다. 근데 쟤들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냐"며 "사업하면서 얘네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 당해봤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 위험과 지진 위험 때문이다. 들어봤나"라며 "군대 안갔다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동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이냐"고 반문했다. 또 군복무 면제를 둘러싸고 여권이 자신의 과거 키와 몸무게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정 부회장은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라고 정계 입문설에 선을 그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페이스북 캡처
정 부회장의 글은 이날 여권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자신을 동시에 저격하고,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나왔다. 

정 부회장이 쏘아 올린 '멸공' 불씨는 정치권으로 옮겨붙어 논란이 됐다. 윤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은 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 등을 산 뒤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이른바 '멸콩(멸공) 챌린지'를 벌였고 여야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이미지가 공유되며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었다. 일부 여권 인사들도 이마트 계열사인 스타벅스 등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SNS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고 썼고,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씨도 "정용진이 소비자를 우습게 여기다 못해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는데, 그의 매장에는 갈 수 없는 노릇"이라고 썼다. 

멸공 여파에 신세계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날 대비 1만7000원(6.8%) 하락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은 2조4613억원에서 2조2939억원으로 1674억원 줄었다. 

주가 급락에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는 "앉은 자리가 있으면 말을 가려 해야" "오너 자격이 없다" "CEO의 활동이 활발해 주식을 샀었는데 이제는 오너리스크가 팔고 싶은 이유가 됐다" "개인적으론 정 부회장의 소신 발언이 마음에 들지만 주주 입장에선 굳이 (외부에) 표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오너는 입이 무겁고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아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 따라하기인가" 등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정 부회장은 이날 SNS 글을 마무리하며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 끈을 어디서 매야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고 썼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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