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성남FC의혹’을 수사하던 차장검사가 돌연 사퇴하면서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선거 42일 남기고 ‘성남FC의혹’으로 중도층 지지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차장검사의 사직 배경으로 ‘성남FC의혹’에 대한 재수사 요청을 반대한 박 지청장을 언급했다. 친정부 인사로 알려진 박 지청장은 감찰담당관 시기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감찰하면서 법무부 류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않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성남FC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성남FC 구단주를 맡아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성남FC가 160억5000만원을 지원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국민의 힘 대선경선에 참여했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제2의 대장동 부패게이트’라고 비판했다.
장 이사장은 “두산건설 등이 연루된 성남FC사건을 수사하던 박하영 차장검사가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수사를 막는다고 사표를 제출해 이재명 후보의 특혜 의혹이 확대될 것”이라며 “당초 무혐의로 송치됐지만 분당두산타워에 대한 성남시 특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성남지청으로 사건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이사장은 의혹에 연루된 6개의 기업과 후원금액을 언급하면서 대장동과 시기가 겹치는 부분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FC 후원금은 두산건설 42억원, 네이버 39억원, 농협 36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현대백화점 5억원 순”이라며 “공교롭게도 대장동 특혜 의혹과 두산 용도변경, 차병원 특혜 등이 같은 2015년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성남FC의혹’이 사실이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대검에 감찰조사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FC사건을 수사하던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표를 낸 것은 박 성남지청장에게 사건처리가 막히자 항의성으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것도 아닌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도 지청장이 막았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성남지청엔 사건을 맡길 수 없다”며 “대검은 즉시 박 성남지청장의 직권남용 경위를 감찰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 후보의 감옥 발언을 재조명하면서 비판에 가세했다. 윤 전 의원은 “이 후보의 말대로, 없는 죄를 만드는지 몰라도 있는 죄를 덮어주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낙선했을 때 감옥가는게 무서울 수밖에 없다. 민주화 이후로 이런 후보를 본 적이 없으니 이 후보가 얼마나 남다르게 죄를 쟁여놓은 분인지 짐작이 간다”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대장동 문제로 인한 타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와 유사한 ‘성남FC의혹’이 발생해 중도층 외연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지지층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사 사건이 계속 벌어지게 되면 중도층 확장에 있어서는 문제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기존 지지층에는 변동을 가져다줄 사안은 아니지만 중도층 외연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며 “대장동 사건과 유사한 성남FC의혹 등이 발생하면 점점 중도층 포섭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