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재단법인 동천, 사단법인 한국YWCA연합회, 사단법인 시민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주최한 ‘비영리·공익법인 활성화를 위한 민법개정 토론회’가 26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류홍번 국무총리실 시민사회위원은 민법 조항 개정 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 △비영리법인을 허가주의에서 인가주의로 전환 △비영리법인 합병·분할 도입해 통합 비영리조직 활성화 환경 마련 △비영리 비법인단체에 분명한 규정 마련 △시대 변화에 맞는 민법 비영리법인 조항 시급 개정 등이다.
류 위원은 “현재 관리체계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비영리 조직 활동이 축소되고 있다. 극복을 위해 합병·분할이 필요하지만 규정이 없어 열악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소규모 단체 비영리법인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비영리민간단체나 임의단체가 법인이 되면 기관이 공신력이 높아진다. 또한 공익법인이 되면 기업 등 법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기부금 영수증도 발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법인화를 추진하지 않는 단체가 다수다. 이유는 무엇일까. 신권화정 사단법인 시민 사무처장은 “법인 설립이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이라며 “주무관청의 규칙과 판단은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다. 시대적 판단 착오와 정치적 개입,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법인 허가가) 지체되는 피해는 단체가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세무적인 부담도 비영리조직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비영리법인이 공익활동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병과 분할 과정에서 과세·감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법적으로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비영리법인에 대한 민법 개정안은 지난 2004년과 2011년,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국회 통과가 좌절됐다. 변화가 더뎌지자 비영리 법인에 대한 세제지원에도 불구, 비영리법인에 대한 기부와 출연을 주저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비영리법인 변화에 민법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부자가 비영리법인을 만드는 어려움 때문에 기부하려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비영리·공익법인이 공익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줘야 한다. 적극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식의 전환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를 움직여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적극적인 여론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은 “‘옳다’는 대의만으로는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사와 동력 등으로 빠르게 통과되는 법도 있다”며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논의를 달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유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3번 입법되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오늘을 출발점으로 시민사회와 법률가, 실무자 등이 모여 긴밀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법무부와 국회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입법적인 전략을 함께 후속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