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금융권의 전유물이던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신규주자가 참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그간 규제해오던 인터넷은행 대출사업 규제를 해제했기 때문.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출시 시기는 2월 중순으로, 인터넷은행 사상 처음으로 기업대출 상품이 등장하게 된다. 현재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정책금융인 ‘사잇돌대출’ 상품이다.
금리와 한도 등 조건은 토스뱅크 신용대출에 쓰이는 알고리즘에 소상공인 전용 추가 정보를 반영해 결정된다. 별도 담보나 보증서를 요구하지 않으며,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경우에도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추가로 현재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터넷은행들이 너도나도 기업대출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 이유는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해당 개정안의 핵심은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취급하기 어려운 요인이었던 ‘대면거래 허가 범위’를 넓게 허용하는 것이다. 기업대출 취급시 사업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진위확인 등 현장실사가 필요하거나, 중소기업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대면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이 적극적인 기업대출 영업을 하도록 유도했다. 현재 은행의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은 115%, 기업대출은 85%의 가중치를 적용받는다.
그간 가계대출만 취급해온 인터넷은행들은 예외적으로 가계대출만 100%를 적용받았지만 동일하게 변경되면서 기업대출을 늘려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
기업대출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도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미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비대면 아파트 주택탐보대출(아담대)를 통해 약 1조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에 큰 기여를 했다.
현재 비대면 주담대 시장 진출 예고를 한 곳은 카카오뱅크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1분기 내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위해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교적 금리가 낮은 ‘신 잔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연동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들만 영위하던 기업대출과 주담대 시장에 인터넷은행이 진출하면서 해당 시장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금융소비자들은 편의성 증가 및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