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통합" 외치는 李, 유권자들 사이 장외 설전 [민심 프리즘]

"국민 대통합" 외치는 李, 유권자들 사이 장외 설전 [민심 프리즘]

전국 순회로 첫 발걸음 뗀 이재명 “국민통합대통령” 약속
유권자들 李에 “불호”, 민주당원들 “SNS 활용한 홍보” 독려

기사승인 2022-02-16 12:37: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서울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일일 확진자 5만명에 달하는 상황에도 시민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였다.   사진=오정우 인턴기자

"독재보다는 멍청한 게 차라리 낫다고 봐요."

노량진 일대에서 법무사로 활동 중인 임지회(20대·여)씨는 민주당을 지지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그는 완전히 여당에 등을 돌렸다. 15일 유세를 앞두고 이 후보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그는 담뱃재를 털며 이같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뽑았지만 기대와 달리 중구난방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며 여당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어 "독재보다는 멍청한 게 낫다"는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차악 중 차악을 고르는 선거"라고 일갈했다. 

대학로에서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짙은 먹구름'에 가까웠다. 이 후보의 전반적인 인상에 대해 물으면 십중팔구 "좋지 않다"는 대답이 메아리처럼 돌아왔다. 구체적인 요소를 특정하지 않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배우자(김혜경씨) 리스크 △형수 욕설 파문 △전과 4범과 같은 개인적인 과오에 낙제점을 매겼다.

종로시설관리공단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일하는 김순규(53·여)씨는 "유튜브를 보지 말라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듣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 보게 된다. 어제도 유튜브에서 (이 후보의) 형수 욕설과 관련된 영상을 봤다. 인성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인성 문제'를 이 후보의 큰 결격 사유로 뽑았다. 직장인 이민정(28·가명)씨도 이 후보에 대해 "말투가 가벼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며 "허위 공약을 내세우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부산 유세 현장에서 청년들로부터 받은 운동화를 선보이며 달리기 포즈를 취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날 이 후보는 국민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전국을 순회하며 유세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5일 서울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위기극복총사령관' △경제 및 민생을 살리는 '유능한 경제대통령' △찢어진 정치를 종식시키는 '국민통합대통령'을 약속했다.

그는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조치를 취해 모범을 보였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더불어 "쥐꼬리만한 도지사 권력으로 신천지 명단을 확보한 후 시설을 폐쇄하고 교주 검사를 강제했다"며 공적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과천에서 신천지 신도의 예배 이후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자 과천본부를 직접 조사하여 명단을 확보하는 등 과단성을 보인 바 있다.

이 후보는 총 세 차례의 선출직을 거치는 동안 '96%'에 달하는 공약이행률을 부각했다. 그는 "말이야 누가 못하겠냐"고 운을 떼며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계속했다. 그는 "점을 치는 게 아니라 과거 실적과 증명된 유능함을 바탕으로 국가를 경영"하는 "경제대통령"이 바로 자신이라고 자칭했다. 

또 그는 "분열을 멈추고 국민들의 (하나된) 마음과 지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남과 여, 수도권과 지방, 남북으로 갈라치기는 그만하는 정치"를 표방하며 '국민대통합'을 연방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 함께 △미래의 길 △성장의 길 △평화의 길을 가겠다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단호히 드러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이 후보와 함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윤호중 원내대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자리했다. 추 전 장관을 제외하고 민주당 각 인사들은 '국민 대통합'을 토대로 "국민을 위해 3월 9일을 '국민 승리의 날'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전 국무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은 '원팀(One-Team)'"이라고 연신 반복하며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원팀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밝혔다.

▲유권자들의 응원에 포즈를 취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뉴스

이날 이 후보를 향해 한껏 응원의 목소리를 보낸 민주당 당원들도 이 후보의 행보에 만족하는 모양새였다. 조하원하성(33·여)씨는 높은 공약이행률을 근거로 "제대로 (공약을) 실천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동시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등을 활용해 일반 시민들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첫 투표를 하게 된다"는 낭랑유세단도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통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낭랑유세단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막산(인생을 막 살았다는 조롱)이라는 오명을 쓰자 저를 욕하는 것 같았다"고 호소하며 "구식 유세에서 벗어나 SNS 등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으로 시민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종로구 숭인동 당원협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종보(50대·남)씨는 "시민들을 위해 사소하고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일상과 피부에 와닿게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답하며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오정우 인턴기자 loribv041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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