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성난 서울 민심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17일 서울 노원구, 광화문, 왕십리, 홍대를 차례로 찾으며 ‘집중 유세’를 펼쳤다. 그가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내세운 키워드는 ‘부동산‧개혁‧자영업‧청년’이었다.
① 노원: 부동산
이 후보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을 찾아 집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주택공급 방안 등을 꺼내들며 부동산 민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날 오전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 유세차에 올라 “여러분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오르니까 솔직히 화나지 않나. 저도 화나던데”라고 부동산 문제로 고통 받는 국민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여러분 어릴 때 그런 장난 해보지 않으셨나. 두꺼비가 새집을 달라고 한다. 두꺼비도 새집이 필요하다는데 사람은 오죽하겠나”라며 “재개발‧재건축을 합리적으로 풀어서 우리 국민이 원하는 만큼 편하게 살게 해주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주택공급도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서울에 집이 부족하다고 한다. 위치를 특정해가면서 107만호 추가공급을 하겠다”며 “어느 지역을 지정하면 부동산 투기가 활성화 돼서 원래 말하면 안 된다. 그런데 말한 이유는 안 믿으니까, 반대로 이야기하면 확실히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재산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감면, 생애 최초 구입자에 한해 담보 대출 비율(LTV) 90%까지 완화 등을 약속했다.
② 광화문: 개혁
촛불시위의 시작점인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마이크를 쥐고 선 이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꺼내들며 ‘주술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맹폭을 가했다.
이 후보는 시민들이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됐던 촛불시위를 연상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비선실세가 국정농단을 하는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세계사적으로도 유례없는 완벽한 무혈혁명을 이뤄냈다. 그게 바로 우리 국민 아닌가”라고 치켜세웠다.
만약 윤 후보가 정권을 잡는다면 박근혜 정부보다 더 퇴행한 정부가 될 것이라며 질타했다. 그는 “이 촛불광장에서 우리 시민들이 든 가냘픈 촛불들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있다. 그런데 단 5년 만에 그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다. 내용은 더 심각하다. 최모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은 하지 않은 듯하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실용에 중점을 둔 ‘개혁’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 진영에 갇힌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둔 민생 실용개혁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했다.
③ 왕십리: 자영업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향해 ‘신용대사면’을 공언하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입은 경제적 피해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사광장 유세현장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 너무나 어려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며 “신용 대사면을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빚진 부분을 국가가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대사면으로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도 도입해 고정비용, 인건비, 임대료를 지원하겠다. 소급해서 다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④ 홍대: 청년
청년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마포구 홍대를 찾아선 20‧30대를 향해 구애의 손짓을 내밀었다. ‘기본 시리즈’를 홍보하며 이 후보가 정권을 잡는다면 청년들이 살기 좋은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진행된 거리유세에서 “우리 청년에게 국가가 해준 게 뭐가 있나. 가장 어려운 취약 계층이 됐는데도 가장 지원을 못 받는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할 시간을 좀 줄여주려는 기본소득이 왜 나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기본금융, 청년에 주택 우선 분양 등 공약을 내걸며 청년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청년들도 알바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게 국가가 청년들에게 해줘야 할 일 아니겠나”라며 “모든 청년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겠다. 주택과 교육, 자기 역량 개발의 기회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기회를 똑같이 누리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