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지지 성명’ 진종오 선수, 與 ‘징계’ 논의…“내규가 헌법 앞서나”

‘ 野지지 성명’ 진종오 선수, 與 ‘징계’ 논의…“내규가 헌법 앞서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유감 성명
홍종기 “헌법 무시한 내규”
장성철 “형평성 국민 상식 벗어나”

기사승인 2022-02-18 13:42:19
진종오 선수.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한 진종오 선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가 유감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진 선수의 지지 선언과 여홍철 선수의 지지 선언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기준이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진 선수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윤석열과 함께 여는 스포츠 르네상스’ 행사에 참여해 체육계의 고충을 호소했다. 진 선수는 “체육인들에게 지난 5년은 힘든 시기였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하나였던 체육계를 엘리트 체육과 반엘리트 체육으로 갈라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의회는 다음날인 17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엄중 조치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문장길 민주당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서울시직장운동경기부 경기인 행동강령’ 제9조에서 경기인은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며 “개인의 정치적 견해와 소신은 존중하되 그것이 단체의 입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명시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민주당 서울시의회의 입장과 다르게 여홍철 선수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서울시의회는 해당 지역에 이런 내규가 없다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진 선수와 여 선수의 사례가 똑같은데 왜 진 선수만 문제가 되냐’는 질문에 “내규 위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적했을 뿐”이라며 “같은 입장이라도 다른 지역에 내규가 없다면 얼마든지 지지해도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시청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청 관계자 A씨는 지난 16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청과 대한체육회 소속 경기인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근로인’으로 구분하고 있다”며 “공무원이나 준공무원으로 구분되지 않아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시청 관계자 B씨는 18일 통화에서 “진 선수가 했던 발언과 상황을 판단해야 해 단독으로 결정이 어렵다”며 “체육회 심의의결 기구인 ‘스포츠단 의결 위원회’에 공식적인 안건으로 올려서 논의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인은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이 부분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는 기본 헌법이 보장한 정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제한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또 당에 가입하는 등의 활동이 아닌 이상 ‘정치활동’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종기 국민의힘 변호사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진 선수는 공무원이 아닌 서울시 근로자다. 기본 헌법이 보장한 정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말도 안 되게 제한한 것”이라며 “내규는 법률보다 우선 할 수 없고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홍 변호사는 “정치 활동은 당에 가입하는 등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지지선언은 정치적 활동으로 볼 수 없다”며 “이 조치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표성을 가진 선수나 연예인들의 지지 선언 사례를 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논의가 ‘정치보복’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내내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 후보를 지지했었다”며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처벌이 논해지는 것은 국민적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상 정치 표현의 자유를 내규를 가지고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이를 정치보복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장수 정치평론가도 “한 선수는 논란이 되고 한 선수는 조용한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