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4인이 ‘경제’ 화두로 토론회를 진행했지만 결국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변했다. 앞선 2차례의 4자 토론과는 다르게 본격적으로 각 후보의 문제점과 공약 문제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경제논의로 시작해 결국 네거티브로 끝났다.
‘코로나 19’ 손실보상은 어떻게?…‘손실보상에서 특별회계까지’
대선후보 4인은 사회자 공통 질문인 ‘코로나 19 경제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각자의 해결책을 내놨다.
이 후보는 ‘스마트한 방역시스템’과 ‘전부 보상’을 강조했다. “국가가 개인에게 떠넘긴 책임을 국가가 전부 보상할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안뿐만 아니라 긴급재정명령을 행사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는 “유연하고 스마트한 방역시스템을 도입해 경제생활에 지장이 없게 하겠다. 부과되는 책임은 정부가 지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헌법상 손실보상 개념’을 통한 신속한 피해 보상을 설명했다. 윤 후보는 “자영업자 소상공업자는 방역이라는 공공정책에 의해 손실을 본분들”이라며 “헌법상 손실보상 개념으로 확실하고 신속하게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확장재정과 금융확장정책 등으로 돈을 많이 썼지만, 다시 건전성 확보를 위해 많은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의 정치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사회 규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심 후보는 “코로나 2년 동안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헤어날 수 없는 가난에 빠졌다”며 “루즈벨트가 뉴딜로 대공황을 극복했듯이 새로운 고통 분담 사회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 양당이 각자도생을 부추겨 왔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재정 건전성 확립을 위한 ‘코로나 19 특별회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재난 지원을 위해서 국가 재정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재정건전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피해 본 사람에게 집중 지원하고 코로나 19 특별회계를 도입해 땜질식 추경이 아닌 법률적으로 세입 세출에 대한 것들을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李 “국민의힘이 신속한 지원 막아” vs 尹 “14조원 추경안 날치기 통과”
첫 번째 질문의 ‘시간총량제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놓고 서로 날 세운 공방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신속한 지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왜 지금 이 순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국민들을 위한 신속한 지원을 반대하냐”며 “국민의힘은 불이 났으면 불을 꺼야지 양동이 크기만 따지고 있다. 나중으로 미룰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피해자들을 위해 50조원 정도의 재원을 시급히 마련해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민주당이 ‘손실보상 없는 손실보상법’을 마련해 지난해 7월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도 당시 손실보상 이야기 없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만 이야기해놓고 되려 나보고 포퓰리즘이라고 지적까지 했다”며 “여당이니까 정부와 5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보내라고 했더니 14조원만 보내놓고 합의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후보는 “14조원 추경안을 보내놓고 합의하래서 국민의힘은 예산을 더 확보하자고 한 것”이라며 “오늘 17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이 날치기 통과하려고 해서 우리 당이 합의한 것이다. 차기 정부를 맡으면 나머지 37조원을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윤석열 ‘디지털 데이터 경제’ 발언 집중 지적
안 후보가 윤 후보의 ‘디지털 데이터 경제’ 발언을 두고 여러 질문을 퍼부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윤 후보는 두 번째 질문인 ‘차기정부 중점 경제정책 방향과 목표’를 대답하면서 “디지털 데이터 경제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 우리가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만이 초저성장에서 탈피하고 양극화를 극복할 방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디지털 데이터 경제’와 ‘기술 발전의 핵심’을 묻고 나선 “윤 후보가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말하는 부분이 굉장히 지엽적인 쪽에 국한돼 우려된다”며 “윤 후보가 언급한 것은 하드웨어로 데이터나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다르다”며 “정부 정책이라든지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안철수·심상정, 이재명 ‘0원 지원 논란’ 맹폭…“지역 화폐 효과 떨어져”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소상공인·자영업자 ‘0원 지원’ 논란을 두고 안 후보와 심 후보가 두 번째 질문인 ‘차기정부 중점 경제정책 방향과 목표’의 ‘시간총량제토론’에서 승수효과와 쏠림현상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를 압박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당시 2020년, 2021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예산을 단 1원도 편성하지 않았다”며 “재난 기본소득에만 올인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그는 “소상공인 지원은 전부 지역 화폐 아니었냐”고 덧붙였다.
이어 안 후보는 지역 화폐 리포트를 언급하며 효과가 낮음을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직접적인 지원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게 증명됐다. 승수효과가 낮다는 것이 리포트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년 동안 소상공인에게 추가로 지원한 것이 5900억원이다. 심 후보가 확인하지 않고 말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해봐라”라며 “현금을 주면 거기서 끝이지만 매출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나고 이를 ‘승수효과’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발언에 심 후보가 공세를 펼쳤다. 심 후보는 “소상공인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합의한 헌법상의 권리다. 경기도에서 예산을 많이 편성한 것을 안다”며 “지역화폐로 하면 음식값을 뺀 마진만 남는다. 그리고 잘 되는 곳만 잘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이재명 공약 1300조 소요”…“포퓰리즘 정책”
안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의 대선공약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판넬 자료를 들고 온 안 후보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 이 후보의 공약을 전문가들과 조사하니 2000조원정도 나왔다. 기본소득을 점진적으로 도입한다고 해도 1300조원이 소모된다”며 “이 후보가 발표한 300조와 비교하면 1000조가량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포퓰리즘식 퍼주기 공약사례’ 판넬을 지목하면서 이 후보의 해명을 또 다시 반박했다. 이 판넬에는 △주택매입관리공사 220조원 △전 국민 기본소득(단계적 시행 가정) 180.6조원 등 16개 정책 집행 시 추정되는 소요 재원이 적혀있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1000조원은 아무리 계산해도 나올 수 없다”며 “우리가 합산한 결과는 250~300조원으로 계산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이 후보의 발언에 “지금까지의 공약한 내용을 다 합한 것”이라며 “제대로 된 전문가들과 의논한 것이니 살펴보길 바란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단일화 버린’ 안철수, 李·尹 양자 전면 비판…“괴물·식물 대통령”
안 후보는 토론회 마지막 발언에서 ‘식물·괴물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안 후보가 인용한 이 발언은 이낙연 총리 시절 비서실장이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한 말이다. 해당 비서실장은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식물대통령이나 또 괴물대통령이 아닌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며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와 ‘단일화’ 이슈를 의식한 듯 안 후보는 “정권교체 이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냐. 많은 분들이 실제로 바라는 것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으로 정권교체는 그를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실적을 내세우며 ‘경제대통령’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능력 있고 실력으로 검증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저 이재명은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실적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며 “청년들이 기회 부족으로 편 갈라 싸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를 ‘사위’와 ‘며느리’에 비유하면서 ‘정직’ 키워드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민간과 시장을 존중해서 민주당 정권에서 고통받은 일자리, 집값, 코로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자식의 상대로서 정직하고 헌신적이고 합리적인 그리고 유능한 사람을 구한다면 누굴 선택할 것이냐. 여러분의 자녀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고 말했다.
심 후보는 한 시민의 편지를 통해 ‘장애인 선진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심 후보는 “장애인들이 매일 아침 이동권 예산을 촉구하면서 지하철에서 시위하고 있다. 시민들의 많은 불편함 호소가 있다”며 “시위 책임은 세계 10위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못한 정치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동권 예산 확보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장애선진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