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만들어낸 황금 세대가 K리그로 모이고 있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 22일 “구자철이 제주에 입단하며 K리그로 전격 복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7년 제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구자철은 4년간 활약한 이후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이후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이상 독일), 알 가라파, 알 코르SC(이상 카타르) 등을 거치고 11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입성하게 됐다.
제주는 “구자철은 11년 전 해외 진출 당시 ‘K리그 복귀 시 제주 유니폼을 입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며 “해외 진출 후에도 지속적인 교감을 가져오다가 최근 복귀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복귀를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의 제주 복귀로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열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 황금 세대의 멤버 대다수가 이제는 K리그에서 커리어를 보내게 됐다.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8강에서 영국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3·4위전에서 일본을 2대 0으로 잡아내며 축구 종목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의 선수들 대다수가 해외 진출을 타진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후 해외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런던 멤버들은 30대에 접어들면서 2020년을 기점으로 K리그에 돌아오기 시작했다.
김기희와 이청용(이상 울산 현대)을 시작으로 기성용, 지동원(이상 FC서울) 등이 국내 무대로 복귀했고, 올 시즌에는 김영권(울산 현대)과 구자철이 돌아왔다. 런던 올림픽 멤버 중 올 시즌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13명에 달한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의 감독이었던 홍명보 감독은 현재 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 K리그에 돌아오면서 K리그의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 멤버들이 K리그로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팬들은 이들이 맞붙는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2020 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 서울-울산 맞대결은 ‘쌍용 더비’로 불리고 있고, 여기에 구자철이 가세해 이야깃거리가 한층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절친으로 알려진 기성용과 구자철이 맞붙는 경기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선수가 속해 있는 서울과 제주의 맞대결은 다음달 1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자철까지 돌아오면서 2010년대를 풍미한 축구 스타들이 대거 K리그로 돌아왔다. 이들은 데뷔 때부터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핵심 선수들로 성장했다”라며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이들은 아직도 K리그에서 충분히 활약할 기량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함께 써 내려갈 스토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기대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