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최종적으로 9월 30일까지 연장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3일 오후2시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 관련 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에서 “3월말 종료예정이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9월 30일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6개월의 연장 조치기간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대출 상환부담없이 영업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든든한 안전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해당 조치와 관련해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영업상황이 아직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코로나19 변이 등 보건위기가 계속되면서 정상화 시기도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불가피하고 시급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지난 2020년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를 지원했다. 조치는 지난해 3월 31, 9월 30일, 올해 3월 31일까지 세 차례 연장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재확산 등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영업상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9월까지 한차례 더 연장한다는 것이다.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대출원리금은 291조원으로 총 116만 5000건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만기연장은 276조 2000억원으로 105만 4000건이다. 원금 상환유예는 14조 5000억원으로 9만 4000건이다. 이자 상환유예는 2440억원으로 1만7000건을 기록했다.
대출잔액을 보면 올해 1월 말부터 현재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받고있는 대출은 133조 4000억원으로 70만 4000건이다. 만기연장은 116조 6000억원으로 65만 5000건, 원금 상환유예는 11조 7000억원으로 3만 7000건, 이자 상환유예는 5조원으로 1만2000건이다.
지난 1월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약 80%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에 지난 2월 21일 국회는 추경예산안 의결시 여·야합의로써 금융권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위 또한 지난 3일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한다는 기본방향을 발표하고 금융귄과 협의를 계속해왔다.
고 위원장은 조치 종료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될 10월 이후의 상황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치 종료 시에도 과도한 상환부담을 안거나 금융접근성이 일시에 낮아지지 않도록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연착륙을 지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환유예 대출 연착륙 방안에 따른 1대1 컨설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상환여력을 감안한 채무상환계획 조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부실 가능성에 대한 대처도 제언했다. 고 위원장은 “향후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여건 개선속도에 따라 그간 누적된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인 위기대응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위기상황을 가정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금융권 자율의 선제적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원활히 운영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을 선제적으로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