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정부 시작 전부터 힘 싸움…“당선인 위해 물러서야”

윤핵관, 정부 시작 전부터 힘 싸움…“당선인 위해 물러서야”

윤핵관 당선인 앞세워 내부 권력 다툼 시작
인수위 관계자 “당선인 위해 물러나야 해”
최요한 “윤핵관 중 일부만 살아남을 것”

기사승인 2022-03-25 06:00:07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왼쪽)과 윤한홍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TF 팀장(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연합뉴스

‘윤석열 핵심 관계자’(윤핵관)들이 인수위 단계부터 힘 싸움을 시작했다. 새 정부의 이권을 두고 내분을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친MB계 인사들인 윤핵관이 국민 동의와 공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핵관 중 대표적인 ‘3인방’으로 언급되는 인물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윤한홍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TF 팀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권 의원이다.

권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총리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직 정부가 시작되기도 전에 힘 싸움을 시작한 셈이다. 그는 “총리 자리를 원했다면 인수위원장을 안 위원장이 아닌 다른 분에게 기회를 줬을 것”이라며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국무총리를 하는 경우는 역대 없었다”고 말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앞서 장 비서실장은 자식이 문제 있는 공직자는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래퍼 장용준(NO:EL)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려고 했다. 이후에도 작년 9월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아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한홍 인수위 청와대 TF 팀장은 당내에서 실리만 찾아다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측근으로 알려졌던 인물이었지만 경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으로 넘어갔다.

홍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강원권역 합동토론회에서 “어떤 분은 내가 행정부지사로 3년을 데리고 있었는데 낮에는 윤 후보, 밤에는 나에게 찾아와 이중생활을 하지 말고 넘어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홍 의원이 경남도지사로 재직 당시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대선 승리 이후 당내 구조가 변했다. 윤핵관이 이 상황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며 “권 의원의 김해 출신 보좌관이 김해 시장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권 의원은 지난달 28일 대선 강원도 지역 지원유세에서 “제 별명이 무엇인지 아냐”며 “윤핵관 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대선을 치를 당시 ‘윤핵관’으로 불린 사람들이 이를 훈장으로 여기고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며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윤핵관’들이 움직이면 당선인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윤핵관 중 일부는 아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일도 있어 새 정부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윤핵관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인재들이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사와 원하는 자리를 약속한 것을 알면서도 (권 의원이) ‘국무총리’ 자리를 언급했다”며 “그건 당선인이 결정할 문제이지 윤핵관들이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는 인수위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외부로 드러나는 것은 정치력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권력투쟁은 윤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1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윤핵관과 당선인의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2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수위 단계에서 내부 권력 투쟁은 필연적이지만 표출 여부는 정치력의 차이로 발생한다”며 “권 의원의 발언으로 권력 투쟁이 본격화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정치 경험이 적기 때문에 윤핵관들이 메꿔주고 있었지만 인수위 권력이 새 정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윤핵관들 중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힘을 모아준 당 내 다른 그룹의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윤석열 정권의 색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며 “윤핵관은 친MB 계열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공정과 정의 이미지와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와대 이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윤핵관들이 책임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정권에서도 대선과 인수위 인사들이 현 정권까지 간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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