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곳, 올해 9곳을 개소해 현재 12개 전 읍‧면에서 운영 중이며 주민들의 의지와 관리,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공유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 주민의 참여로 살아 움직이는 공유냉장고
지난해 4월 남상면 행정복지센터에 거창군 1호 ‘행복나눔’ 공유냉장고가 개소했다.
필요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공유냉장고는 여름에는 시원한 음료를, 겨울에는 따뜻한 음료를 채워 수시로 센터를 방문하는 택배기사나 집배원 분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나누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나 장애와 질병으로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식사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행복나눔’ 공유냉장고는, 센터를 방문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나눔지기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 ‘사랑의 한 끼’를 나누는 소중한 ‘보물창고’
2호 공유냉장고는 이웃의 끼니를 해결해주는 가조면의 ‘보물창고’이다.
주민 주도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주민 주도형 공유냉장고인 ‘보물창고’는, 주민들이 좀 더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가조면 복지회관 내 통합 돌봄 마을센터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보물창고’는 지역 어르신들이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뜻 있는 주민들과 남상면의 행복나눔 냉장고를 벤치마킹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운영 방법 등을 보완해 지역 자원들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 6월에 개소했다.
적극적이고 모범적인 활동으로 2021년 경상남도 자원봉사 대축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강원도 영월군에서 벤치마킹을 오기도 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보물창고’의 운영 활성화와 원거리 지역 주민들에게 공유냉장고 이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찾아가는 우리 마을 보물창고’를 이끌어 갈 마을활동가 8명을 위촉하고 격려하는 발대식을 가졌다.
△ 이웃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거창
공유냉장고를 먼저 시작한 남상면과 가조면의 소식은 TV, 라디오, 지역 신문 등 각종 언론 매체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거창군은 공유냉장고를 거창만의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12개 전읍면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모여 운영사례를 공유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먹거리 기본권 보장, 공동체 복원 및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 이웃이 이웃을 돕는 거창한 공유냉장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군은 읍면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작년 12월 지역복지평가에서 받은 포상금의 일부를 읍면에 배분하여 공유냉장고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동력을 불어 넣었다. 그리하여 지난 12월에는 거창군 3호 ‘행복한 마리’ 공유냉장고가 추가 설치됐다.
△ 늘어나는 공유냉장고, 이어지는 기부
임인년 새해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경로당도 2년이 넘도록 이용하지 못해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던 이웃 친구들을 겨우 읍내 병원에서야 만나 안부를 묻는 상황이 된 가운데,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들이 이어져 공유냉장고가 추가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군은 곧이어 4호 공유냉장고인 북상면의 ‘사랑 나눔 곳간’ 개소를 시작으로 남하면에서도 5호 공유냉장고인 ‘행복이 남하도는 냉장고’를 개소했다.
이웃과의 음식을 나눔으로써 정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마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공유냉장고에는 생수, 커피 등 음료에서부터 밀키트, 지역 식당의 밑반찬 꾸러미 까지 다양한 기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 함께 만들어가는 찾아가는 나눔 곳간
군 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있는 거창읍에도 6호 공유냉장고가 지난 3월 만들어졌다.
거창읍형 공유 냉장고인 ‘찾아가는 나눔 곳간’은 거창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주관 하에 협의체 위원과 자원봉사 단체 회원들이 일주일 단위로 채움 지기, 행복 지기, 나눔 지기로 역할을 분배하여 참여한다.
‘찾아가는 나눔곳간’은 지역 특성에 맞게 저소득층 위주로 제한적으로 이용가능하며, 주 5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되고 이후에는 나눔지기(생활지원사, 마을 이장 등)를 통해 식품 꾸러미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직접 방문 전달함으로써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거창읍은 이후 이용자의 만족도를 분석하여 2호점, 3호점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 건강한 나눔과 사랑으로 공유문화 확산 기대
거창읍 공유냉장고 개소를 기점으로 거창군 주상면 등 6개면에서도 공유냉장고를 연이어 개소, 지난 3월까지 12개 읍‧면 중 총 11개소가 설치됐다.
7호 공유냉장고는 주상면의 ‘주상愛 우리동네 행복냉장고’로, 여성단체가 뜻을 모아 마트나 식품업체 등에서 후원 받은 식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공유냉장고를 통해 나누고 있다.
면사무소 앞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기부 받은 농산물을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이 손질하여 개별 포장 후 거동불편 세대 등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활동도 추진한다.
8호 ‘신원 나눔 냉장고’와 9호 ‘원학골 사랑나눔터’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이장, 생활지원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방문하여 음식 등을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제면과 웅양면에도 10호 ‘사과골 이웃사촌 나눔터’와 11호 ‘곰내미 나눔터’ 등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는 공유냉장고가 주민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사과골 이웃사촌 나눔터’는 전달 봉사 당번제를 운영하고 ‘곰내미 나눔터’에는 이웃 소리함도 함께 설치하여 촘촘한 복지안전망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맞춤형 복지서비스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4월에는 가북면에 ‘효도밥상’ 이란 이름으로 공유냉장고가 설치되면서, 남상면에서 시작된 공유냉장고는 일 년 만에 거창군 12개 전·읍면에 설치되게 됐다.
△ 공유냉장고, 또 하나의 거창한 복지 안전망이 되다.
거창군은 초고령 사회를 선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거창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 구축을 위해 2019년 8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아림골 온봄 공동체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현재 거창군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유냉장고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농촌지역의 초고령화, 홀몸가구의 증가 및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의 사회적 문제는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생활하는 지역 주민들을 고민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가 바로 공유냉장고이다.
군은 지역마다 주민들의 역량도 다르고 자원도 다르므로 운영형태를 정형화하지 않고 각 읍면의 실정에 맞게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나눔 문화를 만들도록 했으며, 앞으로 읍면별 공유냉장고끼리도 서로 필요한 물품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은 공유냉장고를 이용할 때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 사용은 최소화해야 함을 당부하며, 거창군 자원봉사센터의 업사이클 장바구니를 공유냉장고에 연계할 예정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전국의 몇몇 지역에서 공유냉장고를 운영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전 읍면으로 확산되어 추진하고 있는 곳은 거창군이 유일하다”며, “공유냉장고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여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이웃이 이웃을 돌보며 누구나 정을 나누는 지속가능한 공유냉장고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창=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