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용군단', ‘시네마틱 맛집’ 치고는…?

WoW '용군단', ‘시네마틱 맛집’ 치고는…?

기사승인 2022-04-21 06:30:0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용군단 시네마틱 영상.

블리자드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9번째 정식 확장팩 '용군단(Dragonflight)'을 20일(한국시간) 공개했다. 이번 확장팩에는 과거 배경이나 설정, 몇몇 퀘스트 라인의 소재가 되었던 용군단이 등장한다. ‘아제로스’를 향하는 또다른 위협에 맞서 소집된 용군단은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영웅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에 응답한 양대 세력과 플레이어가 용군단을 도와 고대의 수수께끼를 헤쳐나가게 된다.

그동안 블리자드는 수준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WoW는 ‘리치왕의 분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군단’ 등을 통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블리자드는 시네마틱 영상을 먼저 공개했지만, 이번 용군단 시네마틱 영상은 이전 작품들과 같은 뚜렷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영상 자체의 퀄리티는 어전히 뛰어나지만, 스토리의 임팩트가 다소 약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알렉스트라자와 용군단.   블리자드

WoW를 꾸준히 해온 이용자들에게 용군단은 친숙한 집단이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는 총 5대 용의 위상이 존재하는데, 그동안 여러 스토리에서 등장한 적이 있다. 이번 시네마틱 영상의 주인공 격인 ‘붉은용군단’의 수장 ‘알렉스트라자’는 군단, ‘격전의 아제로스’, ‘어둠땅’ 등의 퀘스트에서 모습을 비쳤다.

블리자드 측은 “직전의 확장팩인 어둠땅의 경우 사후세계에서의 싸움이 마무리되며 대서사시를 마감하게 됐다”면서 “거대한 우주와 사후세계를 접한 다음에는 아제로스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회의 끝에 아제로스에서 의미 있는 서사로 용의 이야기가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향인 아제로스로 돌아가는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하필 왜 이 시점에서 용군단이 나온 것’이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스토리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서사구조가 생긴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리치왕의 분노 시네마틱 영상.

앞선 확장팩인 어둠땅에는 ‘실바나스’와 ‘안두인’ 등 최근 WoW 스토리의 핵심 주인공뿐 아니라 ‘아서스’, ‘우서’ 등 반가운 인물이 등장했다. 아서스와 우서는 워크래프트3부터 등장한 세계관 핵심 인물이다. 특히 아서스는 리치왕의 분노 최종보스로 등장하며 현재까지도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남아있다.

하지만 정작 어둠땅에서 아서스는 최종 흑막인 ‘간수’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설정으로 등장했다. 과거 리치왕 시절의 위엄을 기대하던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010년 ‘대격변’ 시절부터 WoW를 즐겨온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서스라는 캐릭터를 가져왔지만, 이건 사실상 안 하느니만 못한 시도였다”면서 “어둠땅 스토리 자체가 실바나스 위주였다지만, 아서스를 등장시킨 만큼 최소한 올드 팬들이 만족할 만한 스토리 구조를 짰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시네마틱 영상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5분 가량의 영상에 등장하는 네임드 영웅은 알렉스트라자 한 명 뿐이다. 그나마도 영상 말미에 짧게 등장한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실바나스와 안두인을 필두로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갈등이 펼쳐졌다.

기존 시네마틱 영상에 등장했던 전투 씬도 이번에는 찾아볼 수 없다.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던 어둠땅 시네마틱 영상에서 조차도 실바나스와 ‘볼바르’의 전투씬은 나름대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용군단 시네마틱 영상의 결이 확장팩의 핵심 스토리와 갈등을 담고 있던 기존 영상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블리자드 시네마틱 영상을 보면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키웠다”면서 “특히 아서스의 아버지인 ‘테레나스’의 내레이션이 등장하는 리치왕의 분노 영상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상을 보면 WoW 스토리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갈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