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골을 넣는 성과에도 전진우는 여전히 간절하다.
전진우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13라운드 김천 상무와 맞대결에서 후반 24분 사리치의 패스를 받아 팀의 2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기제의 선제골과 전진우의 추가골로 수원은 김천을 잡고 2연승을 질주, 8위로 올라섰다.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전진우다.
매탄중과 매탄고를 거쳐 2018년 수원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전진우(개명 전 전세진)는 2시즌 간 32경기를 치를 정도로 팀에서 촉망받던 유망주다. 팀은 그의 미래를 위해 빠르게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로 입대를 시켰다.
하지만 입대 후 그의 커리어가 꼬였다.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큰 부상은 피했지만 후유증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2개월 뒤에 복귀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또 다시 긴 시간 뛰지 못했다. 이후 잦은 부상을 당한 전진우는 지난해 전역해 수원에 복귀했지만 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다치며 전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올해초 다시 경기에 뛰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전세진이라는 이름에서 전진우로 개명하며 마음 가짐을 새로 했다.
그리고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4일 성남FC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그는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도중 근육 경련 증세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선 그는 득점 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18년 4월 25일 경남FC전 이후 4년 만에 전진우가 올린 득점이었다.
성남전 이후 펼쳐진 김천과 맞대결. 전진우는 다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날도 투지 있는 플레이로 김천의 수비를 괴롭혔다. 볼이 나갈 법한 상황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 서포터즈도 전진우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그를 독려했다.
후반 16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그가 때린 슈팅이 골포스트 위로 넘어갔다. 절호의 기회를 날렸지만 전진우는 다시 이를 악물고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끝내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침투하던 전진우는 중원에서 사리치의 패스를 받은 뒤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내고 침착한 칩슛으로 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2경기 연속골을 성공한 전진우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전진우는 “이전 경기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말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 경기 때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간절히 경기를 치렀는데, 잘 먹혀들었다”라며 “오늘도 지난 경기와 똑같이 간절하게 했다. 지난 경기가 끝나고 너무 큰 기대를 받아서 이번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관심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자만하는 게 아니라 이번 경기를 더 간절히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경기 연속에 득점한 전진우는 “한 골이 터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경기로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다. 그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소중함과 자신감으로 경기에 나가려고 준비하려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지만 전진우는 항상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오현규가 후반에 부상을 당해 전진우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진우는 “긴 시간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체력적으로 괜찮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그 체력을 정신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경기에서 5분을 뛰었어도 나는 죽기 살기로 간절하게 뛰었을 거다. 너무 기회가 소중한 만큼 감독님께서 경기 도중에 ‘더 할 수 있겠냐’고 물으셨을 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세를 탄 수원은 오는 22일 제주 원정을 떠난다. 수원은 올 시즌 아직까지 원정 경기 승리가 없다. 수원은 전진우의 발끝을 기대하고 있다.
2경기 연속 득점으로 마음의 짐을 덜었지만 그는 여전히 간절하다. 전진우는 “몇 분의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앞서 두 경기 준비한 간절함과 자신감이라면 충분히 제주전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전 두 경기 준비한 마음 그대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