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지속하면서 투심은 얼어붙었다.
1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6.94포인트(0.75%) 밀린 3만1253.13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에서 2020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지 하루 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89포인트(0.58%) 하락한 3900.79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9.66포인트(0.26%) 떨어진 1만1388.50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1월 장중 최고치 대비 20% 가까이 빠진 상태로 약세장(전고점 대비 20% 하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이 위축돼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유통회사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데다 소비자들이 발 길을 줄이는 신호가 포착되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제 지표마저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보다 2만1000건 늘어난 21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20만건)를 웃돈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타깃은 전날 주가가 24.87% 폭락한 데 이어 이날 4.98% 더 내렸다. 전장에서 6% 이상 내린 월마트 주가도 이날 2.74% 하락했다.
시스코 주가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13.73% 떨어졌다. 이 회사는 다음 분기 실적 역시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기술주는 반등했다. 반도체 자동설계 소프트웨어기업인 시놉시스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10.25% 상승했다. 클라우드기업 데이터도그 주가도 9.60% 뛰었다. 엔비디아와 아마존 주가도 각각 1.10%, 0.19% 올랐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고, 연준의 통화 긴축이 경기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도이체방크는 S&P500지수를 하향 조정했다. 도이체방크 빈키 차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침체에 빠지면 시장 매도세가 평균 이상일 것이라며 즉 하락률이 35~40%가량이나 혹은 S&P500지수 기준 30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간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35%라고 말했으며, 웰스파고는 2022년말~2023년초 미국의 완만한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전략가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할 때까지 변동성은 커질 것이며, 올 여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