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돌아왔다.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2021~2022 NBA 파이널(7전 4선승제)’ 보스턴 셀틱스와 6차전에서 103대 90으로 승리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4시즌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2010년대 중반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최고의 팀으로 각광받았다.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이 주축으로 뛰면서 NBA의 새 시대를 열었다. 2014~2015시즌을 시작으로 2018~2019시즌까지 5시즌 연속 파이널에 올랐고, 그중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2015~2016시즌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빌리언스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정규시즌에서 73승 9패로 역대 정규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와 견줄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며 칭송했다.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는 암흑기에 빠졌다. 팀의 에이스였던 케빈 듀란트가 브루클린 네츠로 떠났고, 리그 최고의 슈터인 탐슨마저 심각한 부상을 입어 장기간 코트를 비웠다. 커리마저 왼손 부상으로 5경기만 소화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진 골든스테이트는 15승 50패로 리그 최하위 팀으로 전락했다.
지난 시즌 커리가 돌아왔지만 팀에는 여전히 결함이 많았다. 커리는 역대급 개인 성적을 올렸지만, 도와줄 동료가 부족해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리그에서 서부 컨퍼런스 8위(39승 33패)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올랐지만, 최종전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패배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2시즌간 부진으로 인해 골든스테이트의 올 시즌 전망도 그리 좋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9월 시즌 전 예상 순위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서부 컨퍼런스 5위로 예측했다. 지난 시즌과 전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우려와 달리 골든스테이트는 53승 29패로 서부 컨퍼런스를 3위로 마쳤다. 커리가 정규리그에서 64경기 출전해 평균 25.5점 5.2리바운드 6.3어시스트로 활약했고, 3년차 조던 풀이 평균 18.5점 3.4리바운드 4.0어시스트로 팀의 신형 엔진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부상으로 약 2년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슈터 탐슨도 시즌 중반 복귀해 힘을 실었다.
이전에 비해 좋아진 수비력도 상승세를 견인한 요인이다. 골스는 이전까지 커리를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었지만, 올해 골든스테이트의 디펜시브 레이팅(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기대치)은 106.6으로 보스턴에 이어 리그 2위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돌입한 골든스테이트는 덴버 너기츠, 멤피스 그리즐리스, 댈러스 매버릭스를 차례로 꺾고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파이널 상대는 14년 만에 파이널 무대에 오른 보스턴이었다.
4차전까지 2승 2패로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5차전부터 전력의 우위를 보이며 내리 2경기를 따내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6차전 초반에 10점차로 끌려갔지만, 22점을 연달아 올리면서 1쿼터에 27대 22로 역전했다.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한 차례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파이널 MVP는 만장일치로 커리가 차지했다. 6차전에도 34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커리는 시리즈 평균 31.2점을 퍼부으며 커리어 첫 파이널 MVP에 등극했다.
골든스테이트는 다음 시즌에도 주전 선수들이 모두 계약돼 있는 상태다.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던 탐슨도 완벽한 몸상태를 맞춰 돌아올 예정이다. 골든스테이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