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오후 4시 발사됐다. 지난 2010년부터 1조9572억원을 들여 실시된 ‘단군 이래 최대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만큼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이번 발사는 두 번째다. 지난 1차 발사 때와는 뭐가 달라졌는지 쿠키뉴스가 살펴봤다.
누리호 뭐길래?
누리호의 공식명칭은 ‘KSLV-II’다. 풀어보면 한국의 두 번째 우주 발사체라는 뜻이다. 누리호 이전에는 지난 2013년 나로호가 있었다.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는 나로호의 1단부 엔진을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형 발사체'로 간주되지 않았다.
이후 누리호는 공식적으로 2010년부터 1조9572억원을 들여 개발됐다. 총 3기를 제작해 1, 2차 발사를 진행하며 세 번째 기체는 '예비용'으로 남겨진다. 만약 2차 발사가 실패할 경우 예비 기체가 투입돼 마무리를 할 지, 아니면 내년부터 진행되는 별도의 프로젝트인 고도화 사업의 1호기로 사용될 지는 아직 미정이다.
누리호는 중형차 1대 무게인 1.5t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올릴 수 있는 3단 우주 로켓이다. 가장 아래쪽인 1단은 75t급 액체 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력을 낸다. 2단에는 75t급 액체 엔진 1기를 달았고, 3단에는 7t급 액체 엔진을 쓴다. 총 길이는 아파트 15층 높이인 47.2m, 연료를 채웠을 때 무게는 200t(비었을 땐 20t), 최대 직경은 3.5m에 이른다.
1호 나로호의 실패원인 보완했나
1차 나로호 발사 실패의 가장 큰 원이으로는 마지막 엔진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최종 목표 지점에 가닿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추후 조사 결과 엔진 내 산화제 탱크에 균열이 생겨 연료가 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헬륨 탱크 고정 장치가 부실해 비행 과정에서 풀렸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월부터 부품 설계 변경 및 검증 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이미 조립돼 있던 3단부를 다시 해체, 분해해 수리하기도 했다.
이번 2차 발사 때는 위성 모사체만 실었던 지난 1차 때와 달라 큐브 위성 4개가 포함된 성능 검증 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함께 궤도에 올린다. 누리호 성능 검증 위해 특별히 제작된 200kg 가량 무게의 실제 동작 위성과 1.3t 무게의 위성 모사체다. 누리호가 고도 700km에 올라가게 되면 성능 검증 위성이 먼저 분리되며, 나중에 위성 모사체가 분리된다.
이후 2시간 뒤 성능 검증 위성이 지상국과 지속적인 교신을 하고 4시간 후엔 남극 세종기지에서 위성 자세 정보를 확인한다. 다음날에도 지상국과의 원활한 교신으로 위성 상태에 대한 보다 정밀한 확인이 이뤄진다. 성능 검증 위성은 발사 일주일 뒤 내부에 탑재된 큐브 위성 4기를 사출하게 된다.
발사 진행상황은?
누리호의 발사는 21일 전라남도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뤄졌다. 발사 시간은 이날 오후 4시경이었다. 발사 과정은 △총 조립 후 발사대 이송 △발사체를 발사대에 설치 △최종점검 및 추진제 주입 △발사자동운용 및 발사 순이다. 누리호는 2시27분경에 연료충전이, 3시10분경에는 산화제 충전이 완료됐다. 누리호는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에 들어가게 됐다. 발사자동운용이란 발사관제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는 준비 작업을 말한다. 자동운용 중에 이상 현상을 감지하게 되면 발사가 자동으로 중단된다.
성공적으로 발사가 이뤄질 경우 누리호는 제주도와 일본 후쿠에지마에서 각각 약 100km 떨어진 곳을 지나 비행할 예정이다. 1단부는 발사장에서 약 413km, 2단부는 약 2800km, 페어링은 약 1514km 떨어진 해상에 각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발사 당일 누리호 발사대를 중심으로 반경 3km 이내의 육상이 통제된다. 해상에서도 비행 방향으로 폭 24km, 길이 78km의 해역에 모든 선박 등의 출입이 금지된다. 하늘에서도 비행 방향 폭 44km, 길이 95km의 비행 금지 구역이 설치된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