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호가 자메이카를 상대로 중원 싸움을 압도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한국축구대표팀은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전반 12분 최유리(인천현대제철)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자메이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2위로 한국(18위)보다 다소 낮지만, 체격이 상당히 좋아 만만치 않은 경기가 예고됐다. 실제로 자메이카는 터프하게 몸싸움을 걸면서 벨호를 상대했다.
벨호도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본인들보다 10㎝ 가까이 큰 선수들이지만, 끝까지 달라 붙으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에 전방압박을 수시로 활용하면서 자메이카의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지소연(수원FC), 이민아(인천현대제철), 이금민(브라이튼 호브 앤 알비온)으로 이뤄진 중원도 인상적이었다. 평소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지소연이 3선으로 배치됐고, 이민아와 이금민이 2선에 배치되는 역삼각형 형태였다.
이번 소집에 대표팀의 주축 조소현(토트넘 훗스퍼)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자, 이민아가 선발 기회를 잡았다. 오랜만에 선발로 경기를 나선 그는 이날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전반 12분에는 선제 결승골에 관여했다. 이민아는 자메이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는데 공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이를 최유리가 쇄도하며 밀어 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32분에도 지소연의 침투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옆그물로 향했다.
이금민은 공수 연결 고리의 핵심이었다.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기습적인 드리블로 자메이카의 수비진을 휘저었고, 전방까지 올라와 마무리를 시도하기도 했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중원에 안정감을 실어줬다.
지소연은 이날 평소보다 다소 후방에 배치됐지만,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후방에서 계속해서 키패스를 뿌리면서 한국의 슈팅 기회를 노렸고, 수비에서도 자메이카의 패스를 순간적으로 차단하며 한국으로 공격 기회를 가져왔다. 역습으로 나갈 때는 지소연의 발을 거쳐갔다.
경기가 끝난 뒤 론 도널드슨 자메이카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0번(지소연)과 11번(최유리)이 정말 좋은 선수였다는 걸 증명한 경기였다. 둘 외에도 7번(이민아) 선수도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화성=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