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6년 전인 2015년보다 약 4.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가사·육아 부담은 높은 상황이다.
6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2020년 가사분담 인식에서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여성이 67.0%, 남성은 57.9%였다. 2014년과 비교해 여성은 14.8%p, 남성은 15.2%p 크게 늘었다.
다만 실제 가사 분담에 대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은 20% 수준에 그쳤다. 2020년 가사분담 실태에서 여성(51.7%)과 남성(54.6%) 모두 절반 이상이 ‘아내가 주로 하고 남편도 분담한다’고 답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여성의 평균 돌봄·가사 시간이 남성보다 2시간 13분 많았다. 2019년 기준 맞벌이 가구 여성의 돌봄·가사 시간은 3시간 7분이고 남성은 54분으로 나타났다.
외벌이 가구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남편 외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의 돌봄·가사 시간은 5시간 41분으로 남성(53분)보다 4시간41분 더 많았다. 아내 외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은 2시간 36분으로 남성(1시간 59분)보다 37분 더 많았다.
실제 여전히 많은 여성이 가사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워킹맘 김은영(36)씨는 “회사에서 퇴근을 해도 육아와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어 다시 출근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워킹맘 박하은(39)씨는 “평일 퇴근 후 (남편이) 손가락도 까딱 안한다”며 “같이 (육아와 가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맘카페나 결혼 준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맞벌이 육아·가사분담 어떻게 하나” “가사 분담 조언 부탁드린다” “가사 분담이 제대로 안되서 너무 힘들다” 등의 글이 쏟아진다.
다만 육아와 가사를 위해 휴직한 남성의 비율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아이를 함께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하고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등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약 11만1000명 중 남성 비율은 26.3%(2만9039명)로 나타났다. 6년 전인 2015년 5.6%(총 8만7339명 중 4872명)과 비교해 4.7배 늘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활용한 근로자는 지난 2015년(2061명)보다 8배(1만6692명) 이상 늘었다. 다만 여성이 대부분(90.2%, 1만5000명)을 차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육아 때문에 일하는 시간을 줄였을 때 이로 인한 소득 감소분을 지원하는 제도다. 줄어든 통상임금의 80∼100%에 맞춰 지급(상한액 200만원)한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이후 급격히 늘었다.
반면 지난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근로자는 여성(15.2%)보다 남성(18.2%) 비율이 높았다. 특히 사업장 규모가 커질수록 유연근무 활용률이 높았다.
지난해 300명 이상 사업장의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여성과 남성 모두 40%대에 달했지만, 중소 사업장의 유연근무제 활용율은 300명 이상 사업장활용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