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0대 자매’ 성폭행 후 나무에 매달려

인도 ‘10대 자매’ 성폭행 후 나무에 매달려

기사승인 2022-09-17 14:16:53

지난 8월18일(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여성 운동가들이 집단 강간 가해자의 형기 감면에 반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최하층 계급인 달리트(불가촉천민)인 10대 자매 2명이 성폭행을 당한 뒤 나무에 매달린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15일 BBC 등 외신은 전날 오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라힘푸르 지역에 사는 자매의 시신이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들이 납치돼 성폭행 당했다는 유가족들의 주장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인근에 사는 6명의 남성을 성폭행 및 살인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들을 성폭행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시신을 나무에 매단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세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유가족은 인도 정부의 신속한 재판과 보상을 약속할 때까지 시신 화장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숨진 자매는 각각 15세와 17세다. 인도 헌법은 달리트 계급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달리트 계급은 심한 편견과 차별, 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9살 달리트 계급의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면서 달리트 여성의 취약성에 대한 인도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인도의 달리트 사회에서는 경찰에 대해 깊은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상위 계급인 남성들의 입장에 동조하며 이들을 보호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밤 유가족을 찾은 경찰도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인도에서는 한 해 평균 3만 건의 강간 사건이 발생한다.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살해 사건’ 발생 후 성폭력 근절 목소리가 커지고 처벌도 강화됐지만, 관련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 통계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2019년 32033건 △2018년 33356건 △2017년 32559건의 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2020년에도 2만 8046건의 강간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하루 평균 77건꼴이다. 전체 희생자 28153명 중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2655명으로 10%에 달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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