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확대한 태양광 사업의 비리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태양광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의 태양광 대출 규모는 경쟁사인 신한은행 보다 2배 이상 웃돈다.
21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대출은 총 5조608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은행별 태양광 대출 취급액은 KB국민은행 1조8361억원, 전북은행 1조5315억원, 신한은행 7136억원, 하나은행 3893억원, 농협은행 3476억원, 산업은행 2914억원, 광주은행 2756억원 순이다.
현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확대됐던 태양광 사업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에서 태양광 등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기금 운영 점검은 여론이나 당시 사업들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 점검을 시작했다”며 “실제로 해보니까 상당한 문제들이 발견되고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정리를 해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이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실태조사에 나선 결과 2267건 총 2616억 규모의 위법·부당 집행행위가 적발됐다. 이는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적발된 건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 가운데 태양광 설치 관련 부당 대출이 1406건에 1847억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동안 취급된 태양광 대출은 총 5조3931억원, 전체 취급액의 96%에 달한는 규모다. KB국민은행이 1조7390여억원으로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줬다. 전북은행은 1조483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태양광 대출 가운데 대출액이 담보를 초과한 대출 건수는 1만2498건, 1조4953억원이다. 전북은행의 담보 초과 건수가 6007건, 47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태양광 대출과 관련한 신용 대출도 365건, 3090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이 337건, 2984억원으로 가장 많은 신용 대출 규모를 보였다.
KB국민은행은 이와 관련해 “현재 의원실에서 나온 통계자료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의 고객 기반이 넓다 보니 가장 많은 태양광 대출이 취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5조6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대출 점검에 나섰다. 현황 파악이 끝나면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태양광 대출 부실 우려와 관련해 “금감원과 긴밀히 협조해 처리하겠다”며 점검을 시사한 바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역시 지난 19일 ‘태양광비리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위 의혹이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