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국립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와 함께 실시한 도통리 중평마을 청자가마터 시굴조사에서 ‘벽돌가마’가 추가로 확인됐다.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중평마을에 자리한 청자가마터는 청자 생산과 관련된 퇴적구(堆積丘) 위에 마을이 조성돼 마을 전체가 유적에 해당한다. 육안으로 관찰되는 퇴적구를 기준으로 유적은 크게 동쪽구역과 서쪽구역으로 나뉜다. 퇴적구는 청자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쌓여 형성된 언덕을 말한다.
앞서 지난 2013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5차례의 (시)발굴조사는 민가와 도로가 적은 서쪽구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발굴조사를 통해 벽돌가마 1기와 진흙가마 2기가 조사됐다. 1호 가마에 해당하는 길이 43m의 벽돌가마 내부에 진흙가마인 2호 가마가 동일한 길이로 조성돼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의 변천 과정을 명확히 보여준다. 1호 벽돌가마는 호남지역에서 처음 조사된 벽돌가마로 우리나라 초기 청자의 이입 및 전파 과정, 생산 체계 등을 보여주는 중요한 가마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9월 2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진안 도통리 청자요지’로 지정됐다.
이번에 추가로 진행된 시굴조사는 유적의 범위를 명확히 파악하고 청자 생산 관련 시설의 존재를 추가로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 대상구역은 기존에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동쪽 구역 내 민가와 경작지이로, 사적 진안 도통리 청자요지와는 약 90m 떨어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민가의 앞마당에서 또 다른 벽돌가마가 추가로 확인됐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벽체는 벽돌가마의 왼쪽 벽체에 해당하며, 길이 30㎝, 너비 15㎝, 두께 8㎝ 내외의 벽돌로 축조됐다.
가마 내부는 조업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으로 인해 강하게 소결(燒結)됐다. 극히 일부만 노출돼 벽돌벽체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기존에 조사된 1호 벽돌가마의 규모에 비춰보면 청자를 넣고 구웠던 가마의 일부분인 번조실(燔造室)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벽돌가마 운영과 관련된 벽돌 편을 비롯하여 선해무리굽 완(碗) 편 등이 수습됐다.
국내 벽돌가마는 진안 도통리 청자요지 일원과, 시흥 방산동, 용인 서리, 고창 반암리 등에서 확인됐으나, 2기 이상이 확인된 유적은 고창과 진안이 유일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진안 도통리 중평마을 일원은 초기 청자 생산의 중심지이자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9일 열린 학술자문위원회의에서는 벽돌가마의 구조 및 성격 등을 밝히기 위한 추가 발굴조사를 추진, 문화재 지정구역의 확대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 가마터 보호와 향후 조사를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안=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