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의 IT(정보기술) 인력 비중이 전체 임직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과 플랫폼 금융으로 저변을 확대해 경쟁력 강화를 외쳤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회 강민국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국내 주요 금융업권 IT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8월말 현재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증권사, 빅테크 전체 임직원 대비 IT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IT 7199명·전체 7만1724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권별로 보면, 빅테크 3개사의 IT 인력 비중이 48.0%(IT 1116명·전체 2327명)로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은행 34.4%(IT 734명·전체 2134명), 시중은행 8.2%(IT 4493명·전체 5만4863명), 증권사 6.9%(IT 856명·전체 1만2400명) 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을 보면 국민은행이 9.7%(IT 1642명·전체 1만6848명)로 IT 임직원 비중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하나은행 8.0%(IT 909명·전체 1만1361명) ▲신한은행 7.6%(IT 1040명·전체 1만3612명) ▲우리은행 6.9%(IT 902명·전체 1만3042명) 순으로 집계됐다.
당초 4대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 기간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과 플랫폼 금융으로 저변을 확대해 경쟁력 강화를 일제히 외친 바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빅테크의 금융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품 판매에서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빅테크 기반의 개인화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해 고객에 가장 사랑받는 금융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로 앞당겨진 미래,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전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은 “빅테크 업체의 금융권 공세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했다”며 “하나금융이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이 머물고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비은행부문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함께 디지털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금융업은 사람과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최첨단 산업”이라며 “올해는 마이데이터나 종합지급결제업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수많은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의 벽을 허물고 우리와 혁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친 셈. 강민국 의원은 “금융업권 전체 인력 중 IT 인력이 10% 수준밖에 되지 않아 금융 분야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새로운 보안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현재 금융보안원의 금융보안 거버넌스 가이드 상 권고 조치에 불과한 금융회사의 IT 인력 확보 수준을 국내․외 사례 및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하여 현재 개정 추진 중인 전자금융거래법의 하위 규정에 명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융업권 IT 인력 확보 강화 및 규제를 주문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