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 8000억원 한도로 증자에 나선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보유 지분율 67% 규모인 8만4360억 IDR (약 7930억원) 한도로 증자에 참여한다고 11일 밝혔다. KB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된 이후 50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이다. 현재 총 115개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순위 19위이며 인도네시아 전역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인수하기 전 낙후된 여신프로세스 등으로 인해 부실자산이 크게 늘어나있던 상태였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KB부코핀은행의 지분율 22% 취득하고 2대 주주로 등극했다. 2020년 7월과 9월에는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했고, 이후 작년 11월 3차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 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 인수 이후 선진화된 여신 시스템 전수와 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5월에는 KB금융지주 CSO와 CHO,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이우열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KB의 성공 DNA를 부코핀에 이식하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은 차세대시스템 도입, 리스크 관리 등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이끌어갈 최적의 CEO로 평가받고 있다.
경영정상화 노력에 따라 최근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당국인 OJK가 부여하는 은행종합건전성등급(RBBR, Risk Based Banking Rating)에서 사실상 최고 등급인 2등급을 부여 받았다.
RBBR은 OJK 규정에 의해 시중은행들의 안정성을 평가한 후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로 총 5등급으로 구성되며, 기업지배구조/리스크 프로파일/수익성/자본적정성 등 4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연 2회 등급을 책정한다.
인도네시아 내 우량은행들은 대부분 2등급이며,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경영권을 획득한 지난 2020년 9월 이전부터 RBBR 3등급 이하로 평가받고 있었다. 기존 3등급은 신규 상품 출시가 제한되는 등 영업 확대의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에 2등급으로 상향되면서 디지털 뱅킹 서비스 및 신상품 출시가 가능해졌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종료 및 RBBR등급 상향을 기점으로 과감한 자본 투입을 통해 우량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며, “KB부코핀은행은 현지 진출한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해 현지 우량 중형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수 있는 은행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는 KB부코핀은행의 장기 신용등급을 인도네시아 등급 척도에서 가장 최고 등급인 AAA(idn)로 평가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현지 최대 신용평가 기관인 페핀도(PEFINDO) 또한 최고 신용등급인 idA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