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에 진입하면서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대출금리 8%, 예금금리 5% 시대가 현실화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리 상승에 따라 전세대출을 받은 청년층 등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6%로 7%대에 진입해 있다. 변동금리도 4.40~6.848%로 7% 진입을 앞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이들 은행의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기준금리 상승이 시장금리와 수신금리 인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을 밀어 올리게 된다.
실제 은행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직후 코픽스 산출에 기준이 되는 예적금 금리를 즉각 조정하고 나섰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00%p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예금 금리는 0.50%p, 적금 금리는 0.50∼0.70%p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도 조만간 수신상품 금리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코픽스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며 “금리 상단이 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대출을 중심으로 충격이 클 전망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93.5%에 달하는 전세자금 대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고정금리형은 6.5%에 불과했다.
특히 전세대출의 연령별 차주 구성을 보면 절반 이상을 20~30대 청년층이 차지했다. 6월 말 기준 20대 차주 수는 30만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20~30대 전세대출 잔액은 93조9958억원으로 전체의 55.6%를 기록했다.
진선미 국회의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 대출이다”며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인해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되지 않도록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