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의 성패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와 레버리지 문제’를 주제로 한 리포트를 내며 “보험업의 성격상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많지는 않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이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꼽았다. 네트워크 효과는 기업이 제공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모든 참여 고객의 효용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에 도달하면 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크기가 커지는 특징이 있다.
이미 충분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기업은 이후에 소비자 가격을 높이더라도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빅테크 성장의 배경에 네트워크 효과가 주효했지만, 보험업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봤다. 다만 보험업의 성격상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디지털 플랫폼들이 다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당장은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경쟁자들을 막고 장기적으로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보험대리점(GA)업계는 최근 카카오오손해보험 등 빅테크들이 보험업계에 진출할 경우 막대한 플랫폼의 영향력으로 기존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후 ‘45만 보험영업인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결의대회’ 등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시장에 진입 장벽이 생기면 장기적으론 경쟁이 저하되면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수 있기에 시장 경쟁·소비자 효용 등의 문제를 지켜봐야 한다”며 “정책당국은 개인정보 침해 등 개인의 자유와 권리, 정치·사회 질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 다각도에서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