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구도심 곳곳에 산재한 조선시대 전주부성의 흔적을 전주의 미래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학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17일 전주독립영화의집 조성 부지(옛 옥토주차장)에서 이재운 위원장(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장)을 비롯한 전라감영 전체복원·전주부성 역사 재창조위원회 실무위원들과 현재 진행 중인 전주부성 북서편 성벽 발굴조사 현황을 보고받고 진행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전주독립영화의집 조성 부지에서는 지난해 3월 전주부성 성벽의 흔적이 일부 확인됐고, 시는 현재 전주부성 성벽의 성격과 특징, 잔존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범기 시장과 전라감영·전주부성 재창조위원들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향후 전주부성 유적에 대한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현재 추진 중인 전주독립영화의집 조성사업과 관련해 전주부성의 정비와 보존방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키로 협의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전주부성 성곽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성곽유적에 대한 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주독립영화의집 조성과 전주부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감도를 작성하고, 이에 대한 설계를 수정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전주부성은 현재 4대문 중 풍남문만 남아있는 상태로, 시는 그동안 발굴조사를 통해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의 북동편 성벽 일부와 독립영화의집 부지의 북서편 성벽 모서리부분의 기저부를 확인했다.
이번에 발굴·조사된 성벽은 하단의 1~3단, 높이 약 40~50cm가 잔존한 상태로, 성벽의 폭은 5.2~5.6m이다. 남아 있는 성벽의 길이는 약 110m 정도로 추정된다.
외벽의 면석은 길이 46~105cm, 내벽의 면석은 길이 60~92cm 내외의 대형석재를 활용, 일부 외벽의 면석은 이전의 건축물에 사용된 석재를 재활용한 석재도 확인됐다. 내부는 인근에서 구한 강자갈을 활용해 성벽을 채웠고, 배수를 위한 수구 시설도 확인됐다.
성곽 아래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와적층과 폭 40cm 천석을 활용한 담장시설도 확인됐다.
발굴조사 관계자는 “성벽은 세종20년(1438)에 반포한 ‘축성신도(築城新圖)’에 의해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에 확인된 성벽은 정유재란 이후 전라관찰사 조현명에 의해 영조10년(1734)에 개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찬란했던 전주의 옛 영광을 되찾아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강한 경제를 구현하는 일과 더불어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학계와 재창조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주부성 정비와 4대문 복원 사업 등 전주가 보유한 역사문화유산을 새롭게 조명해 국제적인 관광자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부성은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을 비롯한 관청과 백성을 보호하고, 조선왕조의 뿌리인 경기전과 조경묘,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고 있는 전주사고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