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일 3선’ 정원오 성동구청장 “정성 담겨야 진정한 정치” [쿡 인터뷰]

‘서울 유일 3선’ 정원오 성동구청장 “정성 담겨야 진정한 정치” [쿡 인터뷰]

‘2040 성동 도시발전 실행안’, 임기 내 확정하고파
“재난 대비는 지방정부의 최우선 의무”

기사승인 2022-11-10 06:05:01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정원오 성동구청장.   사진=박효상 기자

‘이태원 참사’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3선 연임에 성공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역을 책임지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에서도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인물이다.

올해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당시 직접 현장을 챙기는 현장 밀착형 대응으로 SNS상에서 먼저 주목받았고, 각종 언론에서는 모범적인 기초 지자체장으로 꼽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로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지는 가운데 쿠키뉴스는 지난 7일 성동구청 집무실에서 시민의 안전과 지역 문제 해결에 진심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만났다.

-서울시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시점의 소감은
▶처음 구청장 당선될 때 정말 어렵게 됐는데 3선까지 할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성동구가 민주당에 결코 쉬운 지역이 아닐뿐더러 올해 지방선거가 어려웠는데 저를 선택해준 성동구민들에게 감사하다. 뭐랄까 3선 임기 시작하면서 좀 더 새로운 기분이 든다.

-3선에 도전하면서 내세웠던 공약들이 있다. 임기 중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는 공약은
▶20년 후 성동구의 모습을 그려내는 2040 도시 장기 실행계획을 임기 내 확정해놓으려고 한다. 단체장 임기가 4년인데 사실 어떤 정책을 추진하기엔 다소 짧다. 재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정책을 만들고 하면 금세 (시간이)지나가 버린다. 특히 구민들이 가장 바라는 도시의 장기 플랜 같은 경우에는 계획을 세우는 데만 최소 5년 정도가 걸려 쉽지 않다. 2040 성동 도시 발전 실행계획 확정을 통해 20년 후 성동구 모습의 뼈대를 만들고자 한다. 혼자만의 생각이나 계획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 중이다. 다음에 어느 분이 구청장을 하시더라도 기본 뼈대에다가 자신들의 색을 입히고 살을 붙이면 되기에 지금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수도권 집중호우 때 현장 밀착형 대응으로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평상시 하던 대로 했을 뿐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주목받아 깜짝 놀랐다. 집중호우가 내린다든지 재난 예비경보가 오면 당연히 위험한 지역을 먼저 살피고 주민이 알아야 할 대비 매뉴얼 전달은 당연한 거다. 평소대로 한 건데 우연히 주목받으면서 각종 매체에 이름이 언급된 것 같다. 당시도 폭우가 내린다고 해 현장을 직접 봤고 아니나 다를까 너무 빠른 속도로 물이 불어나 과장급 이상 전 간부들을 비상소집해 각자 담당 분야를 점검토록 했다. 각 부서에서 해야 할 업무를 점검하고 귀가한 덕분인지 다음날에도 현장 조치가 수월했다. 결국 그동안 해왔던 것들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흔히 ‘동네에 눈이 많이 와서 사고가 나도 구청장 책임, 비가 많이 와 사고 나도 구청장 책임’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 상황에 잘 대처하는 게 지자체장들의 역할이자 의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국회에서 경험이 구정 활동에 도움이 됐나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돌이켜 보니 꽤 도움이 됐다. ‘사법은 과거를 행정은 현재를 그리고 입법은 미래를 논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중 둘을 경험하니 이를 조화시켜서 새롭게 추진하는 일들이 많았다. 행정부는 법 테두리 안에서 근거를 갖고 해야 하기에 매우 현실적이고 창조성이 떨어진다. 입법부는 반대로 문제가 되는 걸 고쳐 창조적으로 근거를 만든다. 근거가 없다면 만들면 되지 이런 생각은 국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행정 공무원만 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이 많았을 거다. 행정·입법 경험을 조합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들고 또 필수 노동자 조례 등도 만들어 추진했다. 국회에서의 경험이 구청장으로 있으면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이었던 것 같다.

-지역 내에서 인기가 무척 높다. 비결은
▶소통의 힘 아닐까 싶다. 남녀노소 어떤 창구든 상관없이 제기된 주민의 의견은 적극 소통을 통해 해결해 주려 노력했다. 민원을 받기 위해 휴대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처음에는 ‘나랑 소통 안되겠지’라며 의견을 말하기를 주저하던 분들도 이제는 ‘저 사람은 다르다’고 봐주시는 것 같다. 운도 좋았다.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하는데 삼표 레미콘 철거부터 금호역 장터길 확장 사업, GTX 왕십리역 확정 등 주민 숙원 사업이 해결되니까 소통도 더욱 잘 되고, 일도 잘한다고 평가해주신 것 같다.

-직접 민원 접수 위해 휴대 전화번호 공개했다. 욕설 담긴 문자를 받은 적은
▶단 한 건도 없다. 하루에 30건 정도씩 문자가 와 한 달이면 한 1000건 정도 되는데 욕설 문자는 전혀 없다. 비슷한 민원이 중복되는 경우는 있으나 민원의 소통 창구라는 취지를 훼손하는 민원은 제 기억에는 없다. 구청장은 정치인이지만 행정가이고 동네일을 하는 사람으로 봐주시기 때문에 다른 정치인과 달리 욕설 문자가 없는 것 같다.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정원오 성동구청장.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시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으로 이번 임기 후 다른 정치 행보가 기대된다
▶아직 고민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고 임기를 마칠 때쯤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3선하고 이제 정리해야지 생각했는데 요즘 어디를 가도 임기 후에 뭐할 거냐고 물어봐서 언젠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겠단 생각만 하고 있다. 

-끝으로 정원오 구청장에게 ‘정치’란 무언인가
▶정치는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구청장 비서실장·국회의원 보좌관·공기업 임원을 해봤고 지금은 구청장을 하고 있는데 그간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어쨌든 정치는 정성스러워야만 한다. 정치는 이익 집단과 이익 집단의 충돌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머리로만은 되지 않더라. 합리적인 안을 도출해 내는 게 우선이지만 그보다는 정성이 있어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데 ‘진짜 내가 널 봐서 양보한다’는 분들도 계신다.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결국 정성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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